글싣는 순서
上. 기초학력 정책
中. 외고·자사고 폐지
下. 유치원·어린이집 통폐합

2등급 이내 학생 0.7% 등
타지역 달리 입시영향 미미
외국어 관심학생 사교육行
“공부하고싶은 학생 고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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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교육공약인 외국어고, 자율형사립고, 국제고 등의 폐지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충북의 경우 외국어고 폐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외고·자사고·국제고 폐지는 우수 학생들을 고루 배치해 입시 경쟁과 서열화를 줄이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된다. 최근 서울과 경기도교육청이 외고, 자사고 등의 일반고 전환에 나선 데 이어 기획자문위원회가 법 개정을 통해 폐지를 검토 중인 상황이다.

현재 충북은 자사고와 국제고가 없고 외고의 경우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적이 높지 않아 상황은 사뭇 다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충북은 청주외국어고 1곳만이 폐지 대상이다. 그러나 청주외고는 수능 국·영·수 과목의 경우 평균 2등급 이내인 학생이 0.7%로 나타나 타지와 달리 입시경쟁을 심화시키지 않아 굳이 폐지까지 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청주외고는 그동안 교육정책이 변할 때마다 입학생의 성적이 들쑥날쑥하고 신입생이 없어 추가모집을 실시하는 등 입시경쟁과 서열화에서는 다소 떨어져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청주외고는 지난해 경쟁률 1.59대 1을 기록해 2015년 1.39에 비해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전국적으로 외고 경쟁률이 하락하고 학령인구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경쟁률이 상승해 대조를 나타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교육부 등 정부 정책에 발맞춰 내년에 실시되는 외고 운영성과 평가 후 재지정하지 않고 2019년부터 일반고로 전환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외국어를 배우고 싶은 학생은 사교육에 의존해야 하는 것이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청주외고 김모(18) 학생은 “외국어를 배우고 싶어 외고에 입학했으나 폐지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 후 크게 실망했다”며 “청주외고는 실질적으로 외국어 공부를 하고 싶어 입학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인 것을 교육당국이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중3 자녀를 둔 학부모 신모(49) 씨는 “아들이 일본어에 관심을 보여 진학을 시키려고 했으나 외고 폐지 정책이 발표돼 포기 여부를 놓고 고민이 많다”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청주외고 관계자는 "서울, 경기도 등 일부 지역에 한정돼 있는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위해 지방 외국어고의 실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폐지 정책"이라며 "경쟁 심화를 크게 일으키지 않는 외국어고를 염두에 둔 정책발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북의 경우 한동안 논의됐던 자사고 설립 추진도 이젠 더 이상 거론되지 않을 전망이다. 충북도가 지난해 10월 오송에 자사고 설립을 제안해 논의가 진행됐으나 이젠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한편, 민족사관고등학교, 상산고 등 전국 자사고 5곳은 19일 폐지명분이 없는 정책이라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임용우 기자 winesk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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