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 스마일병원장

병원을 찾는 환자 가운데 주사의 위력을 과신하는 사람이 많다. 심지어 병원을 찾는 환자 가운데 많은 사람이 아예 자신이 주사약을 지정해서 하나 맞고 싶다고 하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신통한 주사 한방이나 명약 한첩으로 빨리 효과를 보겠다는 기대가 강하다. 주사제와 약을 복용하는 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약의 효능에서 차이가 나는 것인가?

우리 몸은 조물주가 만들기를 약물이 체내로 들어오면 체내에서 흡수돼 약을 목적지까지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혈관을 따라 들어가 약물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대사가 된 후 소변으로 나온다. 이런 약물이 일정한 역할을 하기 위해선 혈중농도라고 하는 피 속에 약의 농도가 어느 정도 올라가서 유지시켜야 한다. 병원균을 죽이는 약으로 쓰이는 항생제의 경우, 약이 작용하기 위해서는 병원균을 죽일 수 있는 혈중 농도가 유지돼 균을 죽일 수 있는 것이다. 주사제로 하든, 먹는 약으로 하든 혈중농도를 유지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의사들도 간혹 주사제의 유혹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환자는 많이 아프다고 하고 빨리 낫게 하고 싶은데 먹는 약으로는 효과가 떨어질 것 같아 주사제의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주사제가 꼭 필요한 경우는 수술 후와 같이 약 복용을 못하는 경우, 주사제만 약으로 나와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 이론상 먹는 약만으로 충분하다.

주사제는 먹는 약보다 값이 고가이고 주사에 따른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또한 드물지만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감기에 걸려 머리가 많이 아프고 열이 난다고 해서 해열·진통 목적으로 주사를 놓아 준다면 주사통증으로 어린이의 경우에는 다시는 병원에 안 간다고 할 것이다. 순전히 이런 목적이라면 먹는 약만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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