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투게더]
6. (2) 엄마의 아픈 손가락
6. (2) 엄마의 아픈 손가락
영민이는 1초도 앉아있으려 하지 않고 계속해서 이리저리 움직였으며 방바닥이나 벽에 머리를 수시로 박았다.
먹는 것도 조절이 안돼 어느 때는 아무리 말려도 끊임없이 먹었고 또 어느 때는 일체 입에 대지 않았다. 뒤늦게 심각성을 느낀 어머니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고 검사 결과 영민이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즉 ADHD를 동반한 지적장애 2급이었다. 김 씨는 “그냥 다르다고만 생각했었고 검사를 받고서야 아이가 어떤 상태인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영민이는 집 안에서만 생활한다. 밖에 나가 놀고 싶어 늘 현관문을 쳐다보는 아이지만 어머니는 혹시라도 밖에 나가 ‘해코지를 당할까’ 우려돼 아이를 방에 붙잡아둔다. 길을 잃어버리거나 언젠가는 동네 아이들한테 맞고 온 적도 있어 답답해하는 아이를 보면서도 어머니는 어찌하지 못한다. 어머니는 생계를 유지하려 아르바이트를 나가고 있어 영민이를 제대로 챙겨주기도 어렵다.
영민이에게는 3살 차이 나는 동생, 영준이가 있기는 하지만 “매일 때리는 형이 밉다”며 영준이는 잠시라도 형 곁에 있으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영민이는 늘 혼자 방 안에서 팽이를 돌린다. 김 씨는 “아무래도 큰 애는 장애가 있다보니 계속 동생을 때리고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폭력을 보고 자라온 작은 애도 분노를 쉽게 조절하지 못해 둘은 매 시간 싸운다. 두 형제라도 서로 지켜주면서 잘 지내면 좋을텐데 매일 같이 싸우는 애들을 보면서 가슴에 멍이 든다”고 했다.
영민이의 꿈은 소방관이다.
텔레비전을 켜도 아이가 보는 것은 늘 소방관이 사람들을 구조하는 장면이다. 남들보다 느린 시계를 안고 살아가는 영민이지만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마음만큼은 어느샌가 훌쩍 자랐다. 김 씨는 “영민이에게 커서 뭐하고 싶냐고 물어보면 늘 아픈 사람들을 구해주고 싶다고 얘기한다”며 “몸은 아프지만 마음이 참 따뜻하고 착한 아이다. 아이가 이 따뜻한 마음을 그대로 가지고 커 가기만을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23일자 1면에 3편 계속>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후원계좌=기업은행 035-100410-01-833 (사회복지법인 어린이재단)
◆후원 문의=042-477-40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