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대전시교육청 체육예술건강과장
[투데이포럼]

요즘 우리사회는 급격하게 고령화가 진행된다고 해서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일본과 독일 등 대부분의 선진국도 이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해 있으며 우리나라도 총인구 중에 65세 이상의 인구가 20%이상이 되는 초고령화사회로 가고 있다고 한다. 노인문제가 우려가 되는 것은 걱정하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지혜롭게 해결해 나갈것인가를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일이다.

앤 이니스 대그 캐나다 워터루대학교수가 쓴 동물에게 배우는 노년의 삶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늙은 동물이 무리에서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관찰한 내용인데 생의 막바지에 이르면 대부분의 동물은 더 이상 지도력, 번식, 싸움, 심지어 사회적 삶에도 흥미를 느끼지 않으며 대부분 친족들과만 교류를 한다고 한다. 늙은 동물은 먹이와 물을 충분히 구할 수 있는 좁은 영역으로 이동범위가 제한되고 휴식을 취하면서 긴장을 줄이는 여유를 찾는다. 그렇다고 해서 바로 불꽃이 꺼지지도 않는다 자신의 능력을 찾고 가족을 위해 마지막 희생을 한다. 야생동물의 세계에서는 사람과는 달리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일이 드물다. 움직임이 느려지면서 달아나지 못해 포식자에게 희생당하기 때문이다. 설사 운좋게 잡아먹히지 않아도 병에 걸리면 치료할 방법이 없고 이빨이 없어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털이 빠지고 색이 바래고 관절염, 기생충 등 질병으로 고생하면서 죽음을 맞이한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동물이 늙었다고 존재가치를 잃지 않으며 나름의 방식으로 무리에 이바지하고 구성원에게 존경이나 돌봄을 받는 것이 동물의 세계라고 말하고 있다. 늙은 동물이 무리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착각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인간의 공격으로 인해 어미를 잃은 새끼동물들이 생존방식을 부모로부터 전수받지 못해 공격적이고 본능적으로 불행하게 살아가는 것이 동물이라는 것이다. 늙은 동물은 조직의 수호자가 될 수 있으며 자손을 돌보며 낮은 지위를 달게 받아들이고 가족을 위해 끝까지 헌신하다 죽음을 맞이하는 동물의 세계를 보며 우리 인간이 연장자를 존경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노인들이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어 줄 수 없는 사회로, 사회적 약자로 만들어가는 현실에 경종을 울려 주는 책이다. 왜? 누구나 다 노인이 되기 때문이다. 문명세계, 바람직한 인간세계에 대하여 깊이 있게 생각해 볼 때이다. 노인은 더 이상 가치 없는 인간이 아닌, 삶이 있는 한 무엇이든 희생하고 봉사하며 기쁘고 건강하며 행복하게 살아가야 한다.

우리사회는 노인들이 자신 있고 건강하게 무엇이든 우리사회를 위해 일을 하고 소비를 하며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것이 노인의 존재의 이유이다. 동물의 세계에서 우리는 인간의 삶을 위한 지혜를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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