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정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투데이춘추]

수확 후 농산물의 저장유통 과정에서 부패를 방지하고, 신선도와 안전성을 유지시키는 것은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현재 수확 후 농산물의 저장을 위해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을 감안할 때, 농산물의 선도연장을 위한 기술개발은 수확 후 농산물 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농산물의 수확 후 관리란 수확 후 농산물이 생산자의 손을 떠나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되는 모든 과정을 걸쳐 신선도를 유지하고 부패를 방지하는 것을 뜻하는데, 품질을 높이고 손실을 줄인다는 의미에서 ‘제2의 생산’이라고도 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수확 후 토마토의 숙성이 지연되는 특정음역대(1kHz)를 선발하였고, 그 결과 1kHz의 단일음파를 처리한 토마토 과실은 무처리에 비해 약 30~40%가 익는 정도가 지연되었는데, 날짜로 환산하면 약 3~4일정도 유통기간이 연장되는 셈이다. 음파 처리된 토마토에서 과실의 숙성을 촉진시키는 호르몬인 '에틸렌' 의 발생량이 무처리에 비해 35% 정도 감소했으며, 호흡량은 약 33% 정도 낮은 것이 확인됐다.

또한, 음파처리에 의해 숙기가 지연되는 원인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규명했다. 음파처리 토마토과실로 부터 에틸렌의 생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발현 양상을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모든 기간에 걸쳐 관련 유전자들의 발현양이 현저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대 3000배 정도가 감소한 유전자도 확인됐다.

이 결과로 추정컨대, 음파처리에 의해 에틸렌 생합성 과정 중 핵심기능을 하는 유전자들의 발현 감소로 인해 토마토의 숙기가 지연된 것으로 생각되었다.

한편 향후 음파처리 기술이 실용화될 경우, 상당한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는데 실제 농업현장 등에 적용 시 유리한 장점은 초기 투자비용이 저렴하고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며, 음파 처리 프로그램 운영도 매우 간편하다는 점이다.

아울러 향후에도 지속적인 기초기반연구와 함께 농업현장에서 실용화될 수 있는 현장접목형 기술개발은 농업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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