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록 충북지방병무청장
[시선]

얼마 전 고향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가끔 연락하지만 아주 친하게 자주 어울리는 편이 아니라 웬일인가 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늦둥이 아들이 이번에 병역판정검사를 받았는데 현역입영대상으로 판정받아 군에 입영해야 한단다. 올해 대학에 입학했기에 1학년을 마치고 내년에 입영해 복학 시기에 맞춰 전역해야 하는데, 친구가 마침 병무청에 근무하기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려고 전화를 했다고 한다.

현역병 입영대상이라는 말에 친구에게 '현역병 입영 본인선택원(다음 해 입영 희망 월을 미리 신청하는 제도)'에 대한 설명과 함께, 육·해·공군 모집병으로 지원해 입대하는 방법을 설명해줬다. 그리고 언제 한번 얼굴을 보자며 전화를 끊었다. 이처럼 병무청 민원 중에는 군 복무와 학업의 연계를 위한 상담 문의를 가장 많이 받는다.

대한민국의 남자로 태어나 19세에 병역판정검사를 받고, 병역을 면제받지 않으면 현역병으로 입영하거나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돼 병역의무를 이행하게 된다. 이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남자들에게 너무도 당연한 통과의례 같은데, 막상 군 입대를 해야 할 시기를 눈앞에 두고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은 병역의무자가 안개 속에서 막연한 불안감과 혼란스러움에 제대로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러한 불안과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 병무청에서는 매년 병역판정검사를 받으러 오는 병역의무자를 대상으로병역설계에 대한 상세한 안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충북 도내 18개 대학에 '병무안내센터'를 설치해 병역이행 관련 홍보 리플릿, 안내 책자 등을 비치해 대학교에 재학 중인 병역의무자들이 시의성 있는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매월 '병무홍보의 날' 행사, 관내 대학과의 병역설계전문 상담관 협약 등 병역의무자를 대상으로 병역이행에 대한 다양한 안내 및 홍보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병역이행을 앞두고 아무런 계획 없이 병역의무를 이행하고자 하는 병역의무자들을 접할 때마다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보다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병역의무자 중 현역으로 입영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대학생들이며, 이들 모두 복학 시기를 맞추기 위해 1월에서 5월 중에 입영하기를 선호한다. 그러나 연중 정해진 인원 범위 내에서 입영해야 하다 보니, 원하는 시기에 군대에 가기 위한 경쟁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병역 의무자들이 스스로 희망하는 시기에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병역이행에 대한 정확한 절차 및 정보 습득을 통해 입영 계획을 세우는 등 사전에 관심을 두고 병역설계를 확실히 해 둘 필요가 있다.

군 입대 문제를 1년 전부터 미리 생각하고 준비한다면 본인이 원하는 시기에 입영하고 전역 후 복학 시기를 맞추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병역의무를 다해야 하는 모든 젊은이가 자신의 인생계획에 있어 알맞은 시기에 병역이행을 원한다면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병무청에서는 앞으로도 병역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고자 하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숭고한 자세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갖고 병역 의무자들의 병역이행에 있어 든든한 조력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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