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맹문선 청주시 지적정보과

현재 100년이 넘은 종이 지적도는 일제강점기 토지 수탈과 세금 징수를 위해 토지조사사업(1910년)을 통해 작성됐다. 이후 도면 전산화는 완료됐지만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으며 지적 도면을 재작성하는 과정에서 도면이 변형되고 마모되고 훼손됨에 따라 종이 도면을 이용한 지적측량 정확도는 한계에 다다랐다.

또한 토지가 분할 및 등록 전환되는 과정에서 실제 토지 경계와 지적도의 경계가 불일치하는 경우가 전국 토지 중 20%에 달하게 돼 지가 상승 및 토지경계 차이로 인해 이웃 간 분쟁과 소송이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더욱 정확한 측량데이터가 필요하게 된 것이 현실이다.

지적 재조사 사업은 첨단위성장비를 활용한 고정밀 이동측량 기법 및 측량기술을 사용하고 세계측지좌표계를 기준으로 인공위성에 의한 기준점과 국가기준점을 활용해 정확한 현황 및 경계 측량을 하는 사업이다. 무인항공기 및 Multi-GNSS 등 최신 측량기술도입을 통한 측량 성과 제공으로 이 사업이 완료되면 지상경계점등록부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정확한 토지 정보 확인이 가능하게 된다.

청주시에서는 2013년 동막지구를 시작으로 31개 지구에 대해 지적 재조사 사업을 추진해 이 중 18개 지구에 대한 사업이 마무리됐다. 사업이 완료된 지구에서는 토지경계를 수치로 등록함에 따라 동일한 성과 제시가 가능해 집을 사고팔거나 신축 시 측량이 필요 없게 돼 개발에 따른 행정절차 간소화 및 측량비용 감소로 시민의 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어 분쟁해소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완화시킬 수 있게 됐다.

지적 재조사 사업을 통해 불규칙한 토지 모양을 정방형 등 반듯하게 정형화 할 수 있고, 맹지(진입로가 없는 토지)도 이웃 간 경계 조정을 통해 도로를 확보해 건물을 짓거나 활용할 수 있으며, 타인 소유의 건축물에 저촉돼 사용하고 있는 경우에도 경계 조정을 통해 토지 경계선의 건축물 저촉을 해소해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면적이 증가하고, 토지의 가치가 상승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사업의 토지활용을 위한 중요한 부분은 '이웃 간 소통'이다. 사업 지구 내 토지 소유자 간 경계 합의가 있을 경우에만 이 모든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토지에 대한 재산적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토지 소유자들은 아주 작은 면적이라도 손해 볼 수 없다는 마음으로 '조상 대대로 내려온 이 땅은 비록 이웃 토지를 조금 침범해 사용하더라도 경계 합의는 할 수 없다', '내 토지의 모양만 바로 잡으면 이웃의 땅은 줄어들어도 상관없다'라는 이기적인 마음으로는 이 국가적인 사업의 취지가 훼손될 것이며 이는 오는 2030년까지 진행되는 지적 재조사 사업의 조기 완성을 방해하는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나의 토지도 이웃의 토지'라는 마음으로 사업지구 내 이웃 주민 간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사업 완료 후에는 토지 활용도가 높아져 상권 확대 등 지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발전된 기술력을 활용하는 한국형 스마트 지적이 완성될 수 있도록 국가사업인 지적 재조사 사업에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이해와 협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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