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고시학원가 문전성시
인터넷 강의·교재 제공 등
지역 대학들도 지원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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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공무원 시험에 수차례 낙방해 포기했던 이모(33) 씨는 최근 재도전하기로 했다. 새로운 정부가 경찰·소방 인력 등 공무원을 추가 채용한다는 소식을 들은 직후다. 이 씨는 발을 끊었던 공무원 입시학원에 새로 등록하고 지역별 경쟁률 분석을 하는 등 본격적인 시험태세로 돌아갔다. 그는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공시족’으로 돌아간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과감히 투자하기로 했다”며 “불합격으로 ‘탈 공시족’이 됐던 몇몇 친구들도 다시 시험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공무원 1만 2000명 추가 채용을 발표하자 공시족이 늘고 있다.

5일 대전 제일고시학원에 따르면 이달 수강생이 예년에 비해 15% 이상 증가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추경을 편성해 경찰·소방·사회복지전담 공무원 각 1500명, 교원 임용 3000명, 일반행정(근로감독관 등) 3000명, 부사관, 군무원 등을 추가로 뽑는다는 발표 덕분이다. 특히 올해 1700명을 선발한 사회복지전담 공무원은 1500명을 추가로 채용하면서 사실상 신규 자리가 2배로 늘어났다. 고시학원가는 이달 중 지방직 시험이 있고 추후 군무원, 서울시 지방직 시험 등이 예정되면서 수강생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제일고시학원 관계자는 “공무원 시험이 연달아 치러지고 정부가 추가채용을 공식 발표한 게 수강생 증가의 원인으로 분석된다”라며 “공무원 시험은 과목별로 유사성이 높아 탈락한 학생들이 직렬을 달리해 응시해 수강생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대전지역 대학들도 공무원 시험 지원사격에 나선다. 배재대는 인터넷 강의와 교재를 제공하는 정원 110명의 고시반을 운영한다. 목원대는 공인회계사, 국가고시 등을 준비하는 국가고시원을 운영한다. 서류심사와 면접을 보고 들어갈 정도로 경쟁률이 치열하다. 경영회계학과 심화학습실을 운영하는 한밭대는 공인회계사, 세무사, 행정고시 등 전문직 시험에 집중한다.

배재대 관계자는 “학생들은 전공과 연계해 세무·사회복지·일반행정·교정직 등 공무원 시험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며 “현재는 정부가 추가 채용 계획만 발표한 상태지만 시험 일정 등 구체화되면 고시반 정원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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