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섭 충남도 소방본부장
[투데이포럼]

‘소방관 GO 챌린지’로 정우성, 류준열 등의 톱스타들이 연일 소화기분말을 뒤집어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발의한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소방관들이 어떤 의미의 눈물을 흘리기에 그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것이며, 그 눈물은 어떤 법으로 멎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소방공무원은 군인, 경찰과 같이 제복을 입는 공무원이다. 제복공무원을 통칭해서 M.I.U.(Men In Uniform)라고도 표현한다. 그런데 소방관은 군인, 경찰과 달리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물론 현장에서 장비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그 장비들은 사람을 살상하는 것이 아니고 반대로 구조하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소방관의 임무는 위험에 처한 국민들을 안전하게 구출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들은 소방관을 신뢰한다.

소방업무의 특별함이 하나 더 있다. 소방관이 대적해야 하는 상대는 사람이 아니라 물리적·화학적 현상이다. 화재는 화학반응의 일종인 연소현상이고, 교통사고·건물붕괴 등의 인적재난이나 태풍·호우 등의 자연재난 모두 물리적인 현상이다. 자연현상에 의한 피해는 경우에 따라 사람에 의해 발생하는 피해보다 그 규모가 훨씬 크다. 따라서 이에 맞서야 하는 소방관의 업무는 위험하고, 때때로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실제로 해마다 6~7명의 소방관들이 재난현장에서 국민들의 생명을 구하다가 순직한다.

살펴보면 소방관들의 사회적 지위 및 처우는 선진국일수록, 국민소득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높다. 미국 등의 서구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이 소방관들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며, 직업으로서의 선호도 또한 높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에 비해 소득수준이 높아진 근자에 이르러 소방관들에 대한 처우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미흡한 점이 많기에 눈물을 닦아준다는 것 아닐까.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의 내용을 단순하게 정리하면 소방공무원으로만 구성된 정부조직인 ‘소방청’을 만들어서 그들에게 살림을 내어주고, 모든 소방공무원의 신분을 국가직으로 하여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를 확립하게 하는 것이다. 국가직으로 단일화된 조직에서 일할 때 생기는 자긍심과 사기가 그들의 눈물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맥을 짚은 것이다.

소방관, 직업으로 어떤가? 사회적으로 꼭 필요하고 존중받아야 하는 직업이지만 내가 혹은 내 가족이 소방관이 되는 것은 망설여지지 않으시나? 도전의식을 가진 청년들에게 자신 있게 권한다.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많은 것이 있지만 그 중 위험에 처한 생명을 구한다는 숭고함, 큰 가치이고 멋있지 않나. 눈물을 흘리더라도 소방관들은 언제나 국민들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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