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이재수 단양국유림관리소장

봄철 꽃구경 상춘객과 산나물 채취 입산자 등으로 온 산천이 떠들썩하다. 속설로 “총선이나 대선이 있는 해는 대형산불이 발생한다” 하여 긴장하였다. 주기는 아니지만 대선이 있었고 5월 5∼6일 강릉·삼척·상주에서 대형산불로 8명의 인명피해(사망 2, 부상 6)와 이재민 81명이 발생하고 산림 1103㏊가 소실되어 총 142억원의 심각한 산림피해가 발생하였다. 최 일선 산림당국은 혼신의 노력을 다했지만 봄철 산불조심기간 동안 전국에서 490건의 산불이 발생하여 1280㏊의 아름다운 숲이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산지기로서 너무나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산불은 봄철·가을철 산불조심기간을 정하고 중앙 및 지역 산불대책본부에서 산불방지대책을 수립한 후 산불경보에 따라 확보된 인력, 장비로 예방·진화·홍보에 총력 대응한다. 산림당국은 산불을 주관하고 유관기관은 역할을 분담하여 산불발생 시 진화를 보조하는 지휘체계가 구축되어 있다.

산불은 대개 소방차 접근이 어렵고, 인적이 드물며 사람 접근이 쉽지 않은 곳에서 발생하므로 이러한 상황 대비를 위해 전국에 11개 산림항공관리소를 설치하여 산림청 소속 헬기 45대를 배치하고 산불발생 시 30분 내에 산불현장에 도착할 수 있는 신속한 대응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헬기가 공중에서 산불 머리 등을 진화하면 산불재난 특수진화대가 지상에서 잔불을 정리하여 진화를 마무리하는 체계다.

봄철은 대형산불이 집중되는 시기이다. 모든 국민의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산불은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지만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산불발생 주요 원인을 살펴보면 입산자 실화가 38%, 논·밭두렁 소각이 18%, 쓰레기 소각이 13%, 담뱃불과 성묘객 실화가 10% 기타 21% 이다.

대형 산불은 대부분 소방차 진입이 어렵고 험한 산세와 강풍, 그리고 동시에 여러 군데 발생할 경우 헬기 부족과 취수원 거리에 따라 초기진화에 어려움을 겪어 야간산불로 이어져 대형 산불이 된다.

최 일선에서 바라본 대형산불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강풍이다. 강풍에도 산불진화가 가능한 초대형 헬기와 10명 내외의 공중진화대를 각 지역 산림항공관리소(11개)에 확보해야 한다. 유관기관 기상청에서 풍속 등을 신속하게 예보하고 이에 따라 국민들은 바람이 부는 날에는 불씨 취급을 하지 않으면 산불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산불은 산세가 험하여 소방차가 산불현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관계로 각 지역 국유림관리소(27개)에 배치된 산불진화차를 활용하여 농로·임도 등으로 신속하게 산불현장에 진입하여 대응할 수 있다.

배치된 진화차량을 지속적으로 개선시키고 10명 내외 산불재난 특수진화대(2개조)를 각 관리소별로 확보해야 한다. 소방차는 산불진화차량 급수와 산불지역 인명 및 가옥을 보호하면 재난은 피할 수 있다.

산불재난 매뉴얼에 따라 유관기관별 역할을 다하고, 강풍에 진화 가능한 초대형헬기 및 공중진화대, 산불진화차 및 산불재난 특수진화대가 확보되어 모든 산불이 초기에 진화되어 대형산불이 발생되지 않기를 희망해 본다. 대형산불이 나면 죄인처럼 산비탈을 오르내리고 가슴 조이는 일들이 없도록 관계 당국의 관심으로 장비와 인력이 충족되기를 바란다. 산불진화 최 일선 산림공무원의 소박한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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