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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짜리의 감옥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2017년 06월 02일 금요일 제20면     승인시간 : 2017년 06월 01일 19시 17분
[김윤주의 酒절주절]

"야~ 이거 어떤 초딩 5학년짜리 카톡 프로필이래. 완전 이불킥 감이지 않냐?" 친구가 사진 한 장을 보내줬다. 글귀가 몇 줄 쓰여 있었는데, 본적 있는 글이었다.

그 내용인즉슨 '학생이라는 죄로, 학교·학원이라는 교도소에서, 교실이라는 감옥에 갇혀, 출석부라는 죄수 명단에 올라, 교복이라는 죄수복을 입고, 공부라는 벌을 받고, 졸업이란 석방을 기다린다.'였다.

하지만 난 "와~ 웃기다"라고 답장하지 못했다. 다만 안타까웠다. 꼴에 교육면 편집기자라 그런지 한숨이 절로 나왔다.

초등학생들조차 교실이 감옥이라니… 고등학생, 빠르면 중학생이 느껴야 할 답답함 아닌가?

얼마 전 한국 어린이들 행복감이 세계 최하위 수준(초3 대상 설문조사)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방과 후 시간을 대부분 학업에 쓰고 가족과의 시간, 노는 시간은 거의 없다 보니 행복은커녕 스트레스만 높다는 것이다.

드라마 속 주인공 아들도, 예능 무한도전 속 지나가는 아이들도, 우리 아랫집 애기들도, 학교가 끝나면 학원을 간다. 공부 또 공부다. 어떻게 행복하겠는가.

우리 때처럼 학교가 끝나면 얼음땡을 하거나, 축구를 하거나, 유행하는 가수의 춤을 추는 일은 보기가 힘들다. 아이들이 안 논다. 아니 못 논다. 누구의 욕심인지, 누구의 걱정인지… 요즘 아이들은 알기 위함이 아닌 지지 않으려 공부를 한다.

누군가 과잉 사교육은 '일어서서 영화보기'라고 했다. 영화관에서 맨 앞자리 관객이 일어서서 영화를 보면 그 뒷좌석 관객도 줄줄이 일어서야 해 결국 모두가 서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불안해서 내 아이를 불행하게 만든다. 부모들은 '남들이 다 하니 안 하면 뒤처질까', '내 아이 잘 되라고' 공부를 강요한다. 그러나 그것도 본인 욕심일 뿐이다.

'내 아이가 행복한지', '무엇이 하고 싶은지'가 우선이다. 책상에만 있는 아이는 넓은 세상을 볼 수가 없다. 공부의 때가 있다지만 적어도 초등학생은 아니다. 이 시기마저 추억이 없다면 무슨 그리움이 남겠는가. 아이들이 더 많이 놀았으면 좋겠다. <김윤주 편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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