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방해·부상위험에 고충
고가제품에 위화감 조성도
일부 학교선 반입 자체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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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의 자운초등학교에서 수업 전 피짓스피너를 수거 중인 모습. 자운초등학교 제공
대전지역 학교들이 수업 중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학생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집중력 장애 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피짓 스피너(Fidget spinner)가 정작 주의력을 분산시키고 수업을 방해하는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는게 교사들의 전언이다.

31일 대전지역 일부 학교에 따르면 학생들이 수업시간에까지 피짓 스피너를 가지고 놀면서 수업을 방해하고 있다. 교사들은 피짓 스피너로 수업 집중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하소연한다.

대전 서구 둔산초 한 교사는 “어느날부터 아이들이 (피짓 스피너를) 가지고 노는걸 발견했다”며 “주변 다른 학교에서도 이 장난감이 문제가 된다고 들어 학교 반입 자체를 금지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소지한 학생 수가 비교적 많은 학교는 상황이 심각하다.

대전 유성구 자운초 6학년 김 모(13) 학생은 평소 친구들과 ‘30분 이상 돌리기 내기’를 하는 등 피짓 스피너를 즐겨 가지고 논다.

가격과 모양이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하던 김 군은 “많으면 하루 20여명이 가지고 나와 복도나 교실에서 쉬는 시간마다 돌린다”며 “비싼 스피너를 가진 친구가 부러워 부모님에게 다시 사달라 부탁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스피너를 손에 쥔 학생들이 늘어날수록 해당학교 교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자운초의 한 교사는 “스피너 보관함이 따로 있어 수업 전에 수거할 정도다”라며 “얼마 전에는 수업 중 한 학생이 손가락으로 돌리다 튕겨져 옆 학생의 살이 찢겨지는 등 다친 경우도 있어 현재는 제재가 더욱 심해졌다”고 말했다.

김현진 충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피짓스피너는 평소 불안하거나 초조한 정도까진 일시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그 이상 큰 효과는 없다. 과학·의학적으로 증명된 바 없다”며 “주의가 산만하거나 ADHD를 앓는 학생들이 집중하지 못해 계속 꼼지락하는 걸 피지팅(fidgeting)이라고 하는데 이들에게 피짓 스피너를 쥐어주면 짧은 시간 집중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피짓 스피너의 일반적인 가격은 평균 1만~3만원에 팔린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고가격대(최대 10만~20여만원)의 제품을 구매해 자녀에게 선물해 학생들 사이 가격차이로 인한 위화감을 조성하기도 하는 등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번질 우려를 낳고 있다. 이채준 기자 ju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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