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방송의 폐해가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상파·종합편성채널·케이블·인터넷방송 가릴 것 없이 앞다투어 말초적·선정적·폭력적 막장을 넘나들며 국민 정서를 오염시키고, 국민 감정을 극도로 황폐화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신들이 가진 모든 역량을 오직 시청률 경쟁에만 전력투구하고, 시청률을 올려 그 결과 광고수입을 챙기겠다는 얄팍한 속내는 시청자들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처사이자, 우리들의 소중한 자산인 전파의 남용이다.

오로지 시청률 제고가 지고지선의 가치가 되어버린 방송계에서 '시청률 지상주의'는 이제 그들에게는 하나의 '신앙'이 되어 버렸다.

사회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방송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힘들고 이제는 우리 생활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되어 버렸다. 이렇듯 방송의 비중은 날로 늘어나고 그 중요성은 점점 커져가는 시점에서 방송이 선순환적인 역할을 하기는커녕 가장 기초적인 방송의 임무조차 수행하지 않는 현실이 실로 개탄스럽다.

이런 프로그램이 가치관 정립이 안되어 있고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무방비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오염될 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물론 지금도 그 폐해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스스로 품위를 지키지 못하는 방송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 정부는 방송사에 대한 인허가 규제를 포함해 제재 방안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광고주도 기업의 이미지를 고려해 저질 TV 프로그램에 대한 광고를 자제해야 한다. 기본 이하의 TV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단체의 감시운동도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참을 수 없는 가벼움만이 존재하는 방송이 이제라도 방송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보다 질 높은 프로그램을 제작해 다시한번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기 위해 방송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김은경<주부·대전 서구 갈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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