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흰 지팡이’를 든 사람은 아마 시각장애인으로 생각해도 좋다.

지팡이는 노인이나 지체장애인도 사용하지만 유독 흰색은 시각장애인만 사용하도록 했다.

흰 지팡이의 개념은 1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프랑스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조 보행기구로 채택됐다. 이후 1931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국제 라이온스대회에서 흰 지팡이의 기준이 설정됐다. 미국 페오리아시에서 열린 라이온스클럽대회에선 ‘페오리아시에 거주 중인 시각장애인은 흰 지팡이를 갖고 다녀야 한다’는 최초의 법률까지 제정됐다.

1962년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시각장애인에게 흰 지팡이를…”이라는 주장을 펴 시각장애인의 기본 권리를 주창했다.

이윽고 1980년 세계맹인연합회가 10월 15일을 ‘흰 지팡이 날’로 공식 제정해 각국에 선포했다.

선언문엔 ‘흰 지팡이는 동정이나 무능의 상징이 아니라 자립과 성취의 상징’으로 나와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시각장애인 기관과 정부는 이날을 기해 계몽활동에 돌입해달라고 호소한다.

우리나라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주최로 매년 10월 15일 전후로 흰 지팡이 날 기념 행사를 열고 있다.

1972년 우리나라 도로교통법에선 흰 지팡이를 처음으로 시각장애인에 대한 상징물로 알렸다.

도로교통법 11조엔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도로를 보행할 때는 흰 지팡이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로 돼 있고 48조엔 ‘모든 차의 운전자는 어린이나 유아가 보호자 없이 걷고 있거나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흰색 지팡이를 가지고 걷고 있을 때에는 일시정지하거나 서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