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캠페인 - 사람이 함께 웃는 세상]

대전시각장애인연합회 창립20주년
사회복지활동·권익 신장 앞장
산성복지관 ‘이용 차별’ 철폐
차량 지원에 자활 능력 돕기도
‘흰지팡이 기념일’ 화합 장 마련

▲ 지난해 열린 '제37회 흰 지팡이 기념 복지대회'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사물놀이 공연을 하고 있다. 대전시각장애인연합회 제공
▲ 지난해 열린 '제37회 흰 지팡이 기념 복지대회'에서 시각장애인들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대전시각장애인연합회 제공
우리가 매일 걷는 길은 생각보다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보도블록에서 모난 돌이 튀어나와 있거나 평평하지 못해 걸려 넘어질 수 있다. 무방비 상태에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 상처를 안게 된다. 관계법령을 무시한 체 길에 널브러진 입간판도 안전을 침해하기는 매한가지다. 위험한 길을 지팡이 하나에 의지해 매일 걷는 사람들이 있다. 또 그 사람들이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고 힘을 북돋아 주는 단체가 대전에 있다는 게 다행이다. 시각장애인의 든든한 안전망인 ‘대전광역시시각장애인연합회’를 소개한다.
▲ 지난해 열린 '제37회 흰 지팡이 기념 복지대회'에서 시각장애인들이 하모니카 연주를 하고 있다. 대전시각장애인연합회 제공
▲ 대전지역 시각장애인들의 버팀목인 대전시각장애인연합회는 회원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다채로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전시각장애인연합회 제공

◆창립20주년, 시각장애인의 ‘울타리’

대전시각장애인연합회는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연합회는 대전지역 시각장애인의 사회복지 활동이나 권익 신장에 앞서왔다.

연합회는 △대전시립산성종합복지관 수탁운영 △산성종합복지관 주간보호센터 운영 △대전시장애인콜택시 10년 간 수탁운영 △시각장애인직업재활센터 개소 △대전시각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 개설 △한국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 대전지부 창립 △빛나눔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개소 △대전시경로당 안마사 파견사업 수탁운영 등을 진행해 왔다. 이러한 활동으로 대전지역 시각장애인이 보호를 받고 자립할 수 있는 여건 마련에 매진해 왔다. 특히 사회복지시설 운영과 장애인 복지사업, 시각장애인 특화사업 등 연합회는 3갈래의 주요 사업을 골고루 펼치고 있다.

대전시 산성동에 위치한 ‘시립산성종합복지관(이하 산성복지관)’은 시각장애인과 주민이 한데 어우러지는 사랑방이다. 산성복지관은 시각장애인에게 재활·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여론을 수렴하는 장이다. 때에 따라선 시각장애인들이 권익을 옹호하고 복지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 지역사회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기도 한다. 수영장과 헬스장, 물리치료실, 기초재활교육장을 갖춰 시각장애인들이 비장애인처럼 여러 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등산과 요가, 각종 체육대회엔 시각장애인의 복지 증진을 위해 진행된다. 통상 연중 내내 이뤄지는 각종 프로그램들은 수영장·헬스장은 지역주민들도 일정 요금을 지불하면 사용하도록 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체육시설을 사용하도록 한 것은 장애 인식 개선의 일부다. 아직 우리 사회에 드리워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장애를 갖게 되면 신체적·정신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비장애인보다 활동성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산성복지관은 장애인활동지원을 위한 생활이동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보건복지부 장애인지역사회재활시설로 분류되는 센터는 장애인들이 이동을 원할 때 이용할 수 있다. 일상적 활동인 출·퇴근이나 병원 진료, 장보기, 각종 민원업무 시에 예약을 받아 운영한다. 뿐만 아니라 외출이나 나들이 등 ‘장애인의 발’ 역할을 차량 8대로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시각장애인 안마사 20여명은 대전지역 경로당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안마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시각장애인의 자활을 위해 직업능력을 개발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시각장애인은 일자리를 찾게 되고 대전지역 노인들은 고단한 몸을 맡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직업 재활훈련을 받은 시각장애 안마사들은 완전한 직업인으로서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우뚝 서게 된다.

시각장애인의 편의시설 설치를 촉진하는 일도 산성복지관이 하는 중요한 일이다. 대전지역에 산재한 장애인 편의시설을 알리고 시각장애인 활동에 걸맞는 시설을 설치해달라는 요구를 벌인다. 시각장애인의 이동성과 접근성 확보로 사회참여를 높이는 활동이다. 이는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조사나 연구, 설치기술 지원, 권고 등 다양한 활동의 일환이 된다. 산성복지관은 별도의 ‘대전시각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를 설립해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등을 뒷받침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의 스포츠 활동을 돕는 일 역시 산성복지관이 하고 있다. 대전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은 시각장애인의 체력증진과 사회적 활동을 원활히 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장애인체육단체들과 교류해 시각장애인 체육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진행된다. 종목도 다양해 수영·육상·조정·볼링·유도·축구·역도·탁구·등산으로 구성됐다.
▲ 대전지역 시각장애인들의 버팀목인 대전시각장애인연합회는 회원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다채로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전시각장애인연합회 제공
▲ 지난해 열린 '제37회 흰 지팡이 기념 복지대회'에서 시각장애인들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대전시각장애인연합회 제공

◆시각장애인의 축제 ‘흰지팡이 기념 복지대회’

시각장애인의 심볼과 같은 도구가 ‘흰 지팡이’다.

흰 지팡이는 시각장애인들이 장애물의 위치와 지형을 파악하는 도구로 안전한 보행이 가능하도록 고안됐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매년 10월 15일을 ‘흰 지팡이 기념일’로 지정해 시각장애인 권익 보호와 복지증진을 위한 행사를 다채롭게 진행한다. 지난해 대전시각장애인연합회는 10월 13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제37회 흰지팡이 기념 복지대회’를 열고 기념하기도 했다. 올해는 이보다 하루 앞선 10월 12일 같은 장소에서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흰 지팡이 기념 복지대회’는 올해 대회에 맞닿아 있다. 대회는 보건복지부 장관 및 대전시장 표창 등 수여식으로 문을 열 계획이다. 이후엔 시각장애인 생활체육대회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여기에서 시각장애인들은 갈고 닦은 6개 종목 생활체육의 자웅을 겨룬다. 대전지역 5개 구 대항으로 치러지는 대회에선 생활체육으로 하나된 화합의 장으로 치러진다. 또 연중 연마해온 농악풍물이나 하모니카, 사물놀이 공연도 곁들여져 축제의 서막을 알리기도 한다.

이영옥 대전시각장애인연합회장은 “축제의 장이 펼쳐지는 만큼 대전지역 각계각층에서 시각장애인 복지 증진에 애써 준 인사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는 행사로 진행하려 한다”며 “시각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차별 받지 않고 접근성을 높여 사회의 구성원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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