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변 완충녹지, 대전시-철도시설公 책임전가, 3년간 관리 안돼 혈세낭비

르포1.jpg
29일 찾은 대전 경부고속철도변 인근 완충녹지가 벤치가 잡초로 뒤덮여 있다. 최윤서 기자
“잡초가 아이 키만큼 자라고 나무도 죽어 가는데 이곳 관리는 누가 하나요?” 대전 동구지역 주민 A 씨는 경부고속철도변(이하 철도변) 인근 소음방지와 경관개선 목적으로 조성한 완충녹지가 관리주체 부재로 방치되고 있어 불편을 겪고있다.

대전시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2014년 69억원을 투입해 철도변 인근에 수목 21만주와 주민편의시설 92개 등 완충 녹지를 조성했지만 이후 관리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3면 보도>

실제로 29일 찾은 가오동 인근 철도변 완충녹지는 각종 쓰레기가 난무했고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당초 사업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었다.

완충녹지가 조성된 이후 3년 간 전지, 청소, 제초작업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녹지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본격 여름철을 앞둔 현재 상황은 더 심각했다. 주민들의 편의시설로 마련된 벤치는 이미 잡초로 뒤덮여 앉을 수 없는 상태였고 기존 보행로도 군데군데 잡초가 자라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였다. 잡초 더미 속에는 깡통, 과자봉지, 스티로폼 등 각종 쓰레기가 버려져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르포2.jpg
29일 찾은 대전 경부고속철도변 인근 완충녹지가 방치되고 있다. 최윤서 기자
더 큰 문제는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 기껏 식재한 수목이 고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찾은 완충녹지에서도 식재된 침엽수 일부가 솔잎이 말라 노랗게 변색돼 고사하고 있었다. 바로 옆 같은 종류의 푸릇푸릇한 정상 수목과 비교하니 그 차이는 더욱 뚜렷하게 확인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결국 피해는 인근 주민들이 겪고 있다.

경관개선으로 조성한 완충녹지가 오히려 경관을 저해함은 물론 무성한 잡초로 벤치나 체육시설 이용은 꿈도 못꾸는 상황이다. 완충녹지 대부분이 위치한 대전 동구는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하소연 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여름철 장마 이후 더욱 우거질 수풀과 함께 동반되는 하루살이, 모기 등 각종 벌레가 걱정”이라며 “관계부처가 책임을 미루기보다는 주민과 녹지 환경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가장 심각한 구간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르포3.jpg
29일 찾은 대전 경부고속철도변 인근 완충녹지 중 고사(좌)한 것과 정상(우)인 수목 잎 색이 확연히 차이난다. 최윤서 기자 
르포4.jpg
29일 찾은 대전 경부고속철도변 인근 완충녹지 수목이 고사하고 있다. 최윤서 기자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