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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춘추]
김지철 충남교육감

'나라에서는 뒤처지는 아이가 생기지 않게 하는 게 / 교육이 해야 할 가장 큰 일이라 믿으며 / 공부하는 시간은 우리 절반도 안 되는데 / 세계에서 가장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보며 / … / 가르치는 일은 돈으로 사고 파는 상품이 아니므로 / 언제든지 나랏돈으로 교육을 시켜주는 나라' -도종환 시인의 '북해를 바라보며 그는 울었다' 일부

새 정부는 교육의 국가 책임,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강조하고 있다. 교육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국론 분열을 초래했던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로 그 의지를 보였고, 이어 각 시·도교육청의 예산을 옥죄고 채무를 유발했던 누리과정 예산 전액 국고지원 방침을 밝혔다.

그동안 원칙을 가지고 대응한 충남교육을 믿고 지지해주신 학부모님께 감사드리며, 우리교육청은 환영의 입장을 즉각 발표했다. '범익지도 여시해행(凡益之道 與時偕行)'은 중국 유교경전 ‘역경’의 한 구절이다.

이는 '아무리 세상에 이익이 되는 일이라도 행하는 데는 적당한 때가 있다'는 뜻이다. 분열과 불신, 부패와 절망을 걷어내고 화합과 신뢰, 정의와 희망의 시대로 나아가려는 이때에 교육도 제 방향을 찾아야 할 것이다.

변화와 혁신에는 적당한 때가 있다. 알을 깨뜨리고 나올 힘이 부족한 병아리는 부패하고, 허물 벗을 시기를 놓친 나비에게 날갯짓은 없다.

그동안 한국 교육은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뤄내는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성적 때문에 고통 받는 학생, 교육을 위해 빚을 내는 부모, 교육 시킬 자신이 없어 출산을 포기하는 청년이 많아지는 나라가 됐다.

무엇보다 교육의 내용과 방법이 미래역량과 거리가 멀다. 성적이라는 허물, 서열화라는 틀에 갇혀 국가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노는 게 공부라는 상식이 통하는 덴마크도 200년 전에는 암기학습과 잦은 시험, 주입식 교육으로 병들어 있었다.

'니콜라이 그룬트비'에 의해 혁신적인 학교가 만들어졌고, 그로부터 160년 후, 아이들을 살리는 노는 공부, 적성을 찾아주는 교육이 전국으로 펴져나갔다. 그리고 2012~2013년 UN 행복보고서에 2년 연속 세계 행복지수 1위 국가로 기록됐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선행학습이다. 선행학습은 다른 아이들의 질문 기회를 빼앗고 교사의 수업권을 침해하는 나쁜 짓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자전거 면허와 수영 인명구조 자격은 모두가 따야 할 필수 자격증이다.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은 한 아이도 놓치지 않는 맞춤형 교육, 공교육 혁신과 사교육비 경감, 안전하고 쾌적한 학교를 만드는 것으로 충남교육의 비전과 맞닿아 있다.

교육은 행복한 삶을 위한 디딤돌이다. 충남교육청은 참학력 신장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학교교육, 교육체제 혁신을 위해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 정부와 함께 현재와 미래를 잇는 디딤돌을 놓을 것이다.

북해를 바라보며 울었던 시인의 말처럼 '아는 걸 다시 배우는 게 아니라 / 모르는 걸 배우는 게 공부이며 / 열의의 속도는 다르므로 / 배워야 할 목표도 책상마다 다르고 / 학습목표를 개인별로 다시 정하는 나라' 이런 사회를 위한 교육혁신의 날, 바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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