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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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안에 들어갈 때부터 영화를 사랑하는 곳이구나 하는 것이 느껴지더라고요. 관객들이 너무 호응을 잘해주셔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25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칸에서 만난 설경구는 이날 새벽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공식 상영 행사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듯한 표정이었다.

올해 칸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된 '불한당'은 공식 상영 행사에서 해외 영화인들에게 공개돼 7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솔직히 박수가 얼마나 나올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옥자'가 4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고 해서 '5분만 받자'는 것이 목표였죠. 그런데 영화 상영이 끝나고 관객들이 계속 안 떠나고 박수를 쳐주시니까 저희도 안 나가고 버텼죠. 하하"

설경구는 영화 '박하사탕'(감독주간), '오아시스'(국제비평가협회 특별초청작), 한국·프랑스 합작영화 '여행자'(2009·스페셜 스크리닝)에 이어 이번 작품으로 네 번째로 칸영화제와 인연을 맺었다. 그가 칸영화제를 직접 찾은 것은 2000년 '박하사탕' 이후 17년 만이다.

"17년 전에는 이창동 감독님의 뒤만 졸졸 따라다녔고, 레드카펫을 직접 밟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레드카펫이 그렇게 길고 넓은지 몰랐습니다."

공식 상영 행사에는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과 박찬욱 감독이 참석했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이 어제에 이어 오늘 포토콜 행사에도 직접 오셔서 영화가 너무 좋고, 상영 분위기도 좋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어제 박찬욱 감독님은 '재밌다'고 해주셨고요."

'불한당'에서 범죄조직 수장의 왼팔 역을 맡아 감초 연기를 선보인 김희원도 "칸영화제 참석이 큰 공부가 됐다"며 감격해 했다. 전날 상영회에서 관객들은 김희원이 등장할 때마다 폭소를 터뜨렸다.

"제 캐릭터 자체가 의외로 '허당'이다 보니까 조금 재미를 준 것 같아요. 외국 사람들이 웃길래 처음에는 자막 때문인가, 아니면 제 연기 때문인가 고민했죠. 결국 자막이 아니라 감정만으로도 재미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고, 앞으로 연기를 조금 더 디테일하게 해야겠다고 마음먹는 계기가 됐습니다."

김희원은 영화 상영이 끝난 뒤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사실 울컥했다"면서 "한국에서 '불한당'의 반응이 이곳보다 안 좋은 데 대한 안타까움도 들었고, 칸에 와서 박수를 받는구나 하는 생각에 만감이 교차해 심호흡을 한번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불한당'에서 홍일점으로 카리스마 연기를 선보인 전혜진도 "관객들이 예상보다 많아서 놀랐다"면서 "폭력적인 누아르 영화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영화는 만화적이면서 이국적이고, 리얼리티가 살아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며 애정을 보였다.

드라마 촬영 스케줄 때문에 이날 먼저 출국한 임시완은 "이렇게 과한 찬사를 받아도 되나, 민망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신기하고, 벅찼다"는 소감을 남겼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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