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10곳 중 1곳 체육관 없어, 이론 중심 수업만 진행해 한계
학부모 “어서 만들어달라” 촉구, 교육청 예산·공간 부족 골머리

체육관이 없는 학교들이 미세먼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체육관이 있는 학교들은 큰 문제 없이 실기 중심의 체육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체육관이 없는 학교들은 이론 중심의 체육수업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25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관내 297개 초·중·고등학교 중 약 10%인 32개교(1만1050명)에 실내체육관이 없다. 지난달 5일 교육부는 미세먼지 농도(PM10·㎍/㎥)가 '나쁨'(81∼150) 이상일 경우 야외수업을 자제해야 된다는 대응 기준을 각 학교에 안내했다. 이에 따라 학교들의 야외수업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실내체육관이 설치된 학교는 배구, 축구 등 각종 구기 종목을 진행하며 야외 체육수업과 동일한 수준의 수업을 펼치고 있다. 또 학생들이 체육 활동 중 덥지 않게 에어컨과 대형 선풍기 등을 가동하며 쾌적한 체육수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반면 체육관이 없는 32개 학교 1만 1050명의 학생들은 교실 안에 갇힌 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주로 체육교과서 위주의 이론 수업을 하고 간혹 퍼즐 맞추기나 축구, 영화 등의 영상시청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 동구 동대전초에 재학 중인 A학생의 학부모는 "아들이 4학년 인데 미세먼지 때문에 좁은 교실에서 풍선배구를 했다"며 "학생들 수준에 맞는 대체수업을 준비하든가, 실내 체육관이 하루빨리 설치돼 의미 없는 수업시간을 줄였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상황은 중학교도 마찬가지다. 1000여명의 학생이 재학중 인 대전 대덕구 매봉중은 지난달 말부터 현재까지 3차례의 실내수업을 진행했지만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만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봉중 체육담당 교사는 "학생들이 연간 체육수업 102시간을 이수해야 하는데, 거의 실기 종목 위주라 실내 이론수업은 한계가 있다"며 "자녀의 특목고(체육고) 입학을 희망하는 학부모들의 실내체육관 설치 항의가 거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시교육청은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체육관 한 곳당 20억~30억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한데다 학교 내 확보 공간도 없어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일부 학교는 간이 체육관 증축을 추진 중이지만 모두 해결하려면 힘들다"며 "시설과와 협의해 체육관 신설에 힘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채준 기자 ju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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