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후보자 이틀째 청문회
대선 직전 연 ‘개인전’ 지적
“작품은 뒷전 돈 봉투 오가”
이 후보자 “턱도 없는 모함”
열띤 설전에 자제 요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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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둘째 날인 25일 여야는 전날보다 한층 격화된 신경전을 벌였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 위원들은 이 후보자 부인의 그림 대작(代作) 의혹 등을 거론하며 공세를 강화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은 이를 근거 없는 모욕 주기라고 지적하며 역공을 펼치는 등 여야 간 팽팽한 대치 전선이 형성됐다.

오전 질의 시작과 동시에 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혹시 김대중 정부의 장상 후보자 서리, 박근혜 정부의 김용준 총리 내정자를 기억하느냐. 소위 새 정부의 초대 서리 내지는 후보자로서 '허니문' 기간에 낙마한 그런 분들"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새 정부 초대 총리로 지명됐음에도 인사청문회의 벽을 못 넘고 낙마한 사례를 들먹이며 이 후보자도 결코 순순히 통과시켜주지 않을 것이란 '경고'를 보낸 것이다.

여야 위원들은 화가인 이 후보자 부인과 관련된 의혹을 놓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한국당 정태옥 의원은 대선 직전인 지난달 이 후보자의 부인이 두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고 지적하면서 "중견 작가의 가필과 대작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작품성이 떨어지고 많은 작품이 양산됐다는 제보가 있다"며 "하객들이 작품과 관계없이 결혼 축의금같이 돈 봉투를 내놨다는데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턱도 없는 모함이다. 제보자를 좀 엄선해주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지켜보던 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너무 좀 거르는 절차 없이, 지금 질문하시는 분도 과하다고 느끼시는 것 같다"며 "그렇게 정치공세하고 인격 모독하면 청문회 본래 취지랑 다르지 않으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상당히 합리적 의심과 국민적 의문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후보자가 인격적 모독을 느꼈다면 그건 죄송하지만,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를 국민적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바탕 여야 간 설전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자 민주당 소속 정성호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이 "질의 가지고 공방하면 끝이 없다. 좀 양해해 달라"고 자제를 요청했다.

민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이 후보자의 부인과 아들 등 가족 관련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이 후보자가) 인생이 깡그리 짓밟히는 참담함을 느낀다고 했는데, 오늘내일 이혼당하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농반진반'이었지만 아무도 웃지 않아 결과적으로 머쓱한 발언이 되고 말았다.

한편, 청문회 도중 '문자 폭탄'으로 인한 소동도 있었다. 한 야당 위원이 청문회 도중 휴대전화를 들여다보자 이 위원의 휴대전화에 찍힌 '문자 폭탄'을 촬영하려는 카메라 기자들이 몰려 소란이 빚어진 것이다.

정 위원장은 "가능한 질의 도중에 휴대전화를 보지 마시라. 카메라 촬영 때문에 질의자나 답변자나 집중이 안 되니까 협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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