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박수현 대변인, 음성 김동연 경제부총리 지명 등 충청권 중용속
대전·세종선 이해찬·박병석만이 유일… 충남·북 쏠림 인사 우려 나와

문재인 정부에서 충청권 출신 인사의 중용이 이어지면서 ‘충청 홀대론’의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충청권에서도 충남과 충북 출신 인사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나머지 지역에서는 쏠림 인사 현상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각작업의 핵심으로 내세운 ‘탕평 인사’가 전반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문 정부가 남은 인선 과정에서 이를 극복해낼 수 있을지 소외된 일부 지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청와대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직속의 비서진 9명 가운데 조한기 의전비서관 등 일부 인선에 대한 사실상의 내정을 마쳤다.

충남 태안 출신인 조 신임 의전비서관은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서산·태안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뉴미디어지원단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일조했다. 그는 지난 18대 대선에서도 문 캠프의 뉴미디어지원단장을 맡은바 있다. 이로써 문 정부 출범 초기 우려됐던 충청 홀대론은 어느 정도 잠식되는 분위기지만, 이들 인사가 대부분 충남·북에 쏠리면서 견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먼저 충남에서는 금산 출신의 주영훈 전 대통령경호실 전직경호팀장이 경호실장으로 발탁됐으며, 홍성 출신의 전병헌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정무수석으로 임명됐다. 안 지사의 최측근으로 당 원내대변인 등을 거쳤던 충남 공주 출신 박수현 전 민주당 의원은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충북에서는 음성 출신의 김동연 아주대 총장이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을 비롯해 법무부 차관에 증평 출신 이금로 인천지검장이 임명됐다. 문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거론됐던 청주 출신의 노영민 전 민주당 의원은 장관급인 주중대사로 내정됐다. 이밖에 국가보훈처장에 임명된 피우진 예비역 중령 역시 청주 출신이다.

이처럼 충·남북 출신 인사의 입각으로 각 지역에서는 향후 정치적 위상이 높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대전과 세종은 이런 상황이 결코 달갑지 않다. 문 대통령의 중국 특사로 임명된 세종 출신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단장 자격으로 한국 정부대표단을 이끌고 방중했던 민주당 박병석(대전 서구 갑) 의원만이 유일한 지역 인사이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지역 불균형에 대한 불만은 역대 정권의 중앙 정부 인사에서 지역 인사가 대거 중용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며 “이번 대선에서 지역구도가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던 만큼 탕평 코드를 단순히 지역 안배에 국한시키지 말고 파격 인사에 초점을 맞추고 바라봐야 장기적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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