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청원생명법인 신제품개발
공동 마케팅 회의 땐 전쟁터 방불
생산·소비자 고려 마케팅 ‘밑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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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청주시 대표 농업브랜드 ‘청원생명쌀’의 소비 촉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청원생명쌀 쌀눈, 청원생명쌀 즉석밥, 청원생명쌀 알찬 비빔밥, 청원생명쌀 PET병 소포장.
최근 쌀 소비가 급격히 줄고 양곡 창고마다 재고량이 넘쳐나면서 전국 지자체들은 해마다 쌀소비 촉진과 관련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청주시 대표 농업브랜드 ‘청원생명쌀’의 소비 촉진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청원생명쌀은 옛 청주·청원 통합 이후 2015년 1425㏊에서 7900t, 지난해 1488㏊에서 8500t을 생산했으나 재고 없이 전량을 소비했다. 이처럼 청원생명쌀이 재고량을 남기지 않고 소비되는 근본적인 원동력은 청주시와 청원생명농협쌀공동법인(이하 법인)이 식량주권 확보 차원의 쌀 소비촉진 등 적극적인 시책 추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와 법인은 전국적으로 쌀 재고량이 증가하고 있는 문제점을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 신제품 개발과 함께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001년 첫 출시부터 현재까지 전국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는 청원생명쌀이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짚어봤다. /편집자 주

▲ 청주시와 청원생명법인 직원들이 24일 공동 마케팅회의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청원생명쌀이 전국 최초로 10년 연속 대한민국 로하스 인증을 획득하는 등 국민적인 인기를 얻은 데는 청주시와 청원생명농협쌀공동법인의 공동의 노력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

24일 찾은 시와 법인의 마케팅 회의 현장은 ‘아이디어 전쟁터’였다. 법인 회의실 내에서는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기획부터 판매 전략까지 오롯이 제품만을 위하는 자리였다.

이날 주요 회의는 현재 생산 중인 ‘알찬 고추장맛·불고기맛 비빔밥’과 ‘청원생명쌀 추출 단백질 분말가루’의 활성화 방안과 마케팅 루트 개발 등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청원생명 즉석밥의 후속작인 ‘알찬 고추장맛·불고기맛 비빔밥’은 최근 가정간편식(HMR)시장의 성장과 레저산업의 수요 증대에 따라 개발해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다.

토론에 이어 제품 시식도 이어졌다. 직원들은 직접 먹어보고 궁금한 점과 바람을 가감없이 내놓았다. 박용국 원예유통팀장을 비롯 법인 직원들은 △제품 특유의 이물감 △제품에 넣는 물의 온도 △원료 대비 가격 △맛의 세기 등 다양한 부분에서 여려가지 의견을 교환했다.

시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청원생명쌀 추출 단백질 분말가루’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법인은 최근 전국에서 최초로 쌀 단백질을 추출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한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단백질 추출제품은 모두 수입산이다. 시와 법인은 평소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과 아이들의 성장 발육과 두뇌 영양에 도움을 주는 단백질 추출 가루를 제품화해 공급할 계획이다.

실제, 쌀 단백질 추출분말 200g을 물·우유·유제품 등과 섞어 마시게 되면 쌀 5㎏ 가량의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는 효과를 갖고 있다. 때문에 시와 법인은 시제품 출시 이후 식사대용이나 다이어트, 환자·노인 근육보충제 등 다양한 판매처를 개발 중이다.

그동안에도 시와 법인은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왔다. 주요제품을 살펴보면 먼저 ‘청원생명 쌀눈’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이 제품은 쌀눈을 잘게 다지는 등 다양한 가공과정을 거친 뒤 건강기능식품과 결합한 결과물이다. 쌀눈은 비만 등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능을 보임에도 원형을 그대로 먹기에는 이물감이 많고 소화흡수율도 낮았기 때문에 경쟁력을 살릴 수 있었다.

손한수 법인 상무는 “어느 날 당뇨환자들과 암환자들이 쌀눈을 구입하기 원해 사무실을 찾은 데서 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도정과정에서 쌀눈을 추출하는데 신선도만 높일 수 있다면 충분히 시장 내에서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했다”고 말했다.

청원생명조합은 쌀눈을 결합한 건강기능식품의 출시가 없었다는 점과 기존 두유·음료의 소비가 활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착안, 네이쳐퓨어코리아와 R&D(연구개발)를 통해 쌀눈 페이스트를 개발했다.

쌀눈과 건강보조식품을 결합시켜 신수요 창출로 레드오션 중 블루오션을 찾는 ‘퍼플오션 전략’이 통한 셈이다. 앞으로는 청원생명 농산물과 결합이 가능해 두유, 요거트 등 모든 식료품 시장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현재 법인에서 생산 중인 ‘청원생명쌀 즉석밥’은 청원생명배아미를 100% 원료로 구성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반응도 매우 뜨겁다. 소비자 측면에서 최근 늘어난 맞벌이 부부와 라이프 스타일 변화로 가공밥 시장의 형태가 비상식에서 편의식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생산자 측면에서도 농가의 소득증대를 지속적으로 도모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농업인은 안정적인 판로와 수익성을 확보하고 가공업체는 고품질 원료를 공급받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셈이다.

이범로 청원생명농협쌀공동법인 대표는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며 “앞으로도 시와 함께 쌀소비 촉진을 위해 노력하고 농가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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