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 283개교 32억 투입
강사 구하기 어렵고 역량도 부족
내용 부실 … 학생·학부모들 꺼려
“되레 사교육 부추긴다” 주장도

농촌 지역의 '방과후학교'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참여학생이 극히 적은 데다 강사를 구하기 어려워 인근 도시로부터 강사를 구하다보니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농어촌 방과후학교 운영 지원 사업으로 읍·면 지역 이하 초·중·고 283개교와 11개 분교장에 강사비, 교재교구비, 재료비, 교통비, 기타 운영비 등 32억 1200만원을 투입했다.

특히 행복한 방과후학교 우수프로그램 운영 지원사업으로 문화·예술·체육·인성·진로지도 등의 프로그램을 성실히 운영한 104개교를 선정해 10억 5160만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막대한 예산지원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강사 역량, 수업 방식으로 인해 수강생이 적고, 수박겉핥기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제천의 한 초등학교는 지난해 승마, 플루우트, 클라리넷 등 세 분야의 방과후학교를 운영했으나 65명이 수강하는데 그쳤다. 연간 방과후학교 운영 실적이 10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보은의 한 학교도 1년 동안 영문법, 수학, 통기타, 목공예 등 12가지 분야에 163명이 수강했으며 옥천의 한 초등학교도 한자·음악밴드 2개 분야에 대해 80명이 수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학교 관계자는 "방과후학교의 수업의 내용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며 "이로 인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수강을 꺼리며 특히, 학원 수업시간이 겹치는 경우도 많아 수강생이 적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입문단계의 교육이다 보니 자녀가 흥미를 느낄 경우 오히려 사교육을 실시해야 하는 등 방과후학교가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학부모 A 씨는 "최근 적성 발견이 중요시 되는 것을 느껴 다양한 체험을 시키려고 한다"며 "아이가 클라리넷에 흥미를 느껴 방과후학교를 연장하고 싶어도 반복되는 교육은 의미가 없어 보여 청주로 원정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이 방과후학교의 내용이 부족하다보니 초등학교 사교육 비율은 오히려 상승했다. 또 방과후학교 강사들 대부분이 청주, 대전, 충주 등의 도심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들은 경력과 이동거리 등에 따라 시간당 최대 5만원의 수당이 책정돼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들이 시행하는 교육 내용에 비해 수당이 턱없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농촌 지역의 경우 지역 내 강사 수급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강사들의 경우 신청을 받아 심사를 통해 선정하기 때문에 인근 지역으로의 출장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수당을 높게 책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용우 기자 winesk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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