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계절에도 시청률 상승·광고 완판

2주 연속 시청률 30%를 넘어섰다. 광고는 첫회부터 완판 행진에 '특판' 되고 있다.

나들이 계절과 정면승부하려다 실패한 tvN은 결국 주말극 편성 시간을 바꿨지만, 계절과의 정면승부에서 이긴 드라마도 있다.

KBS 2TV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가 지난 14일 22부에서 30.4%(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30%를 돌파한 데 이어, 21일 24부도 30.5%를 기록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남의 이름으로 사는 인생이라는 소재부터 동거, 졸혼, 혼전임신, 계약결혼 등 논란을 잉태한 다양한 소재를 가족극으로 버무린 '아버지가 이상해'는 그동안 깔아놓은 이야기에 탄력이 붙으면서 계절과의 싸움에서도 이기고 있다.

◇ 다양한 결혼의 형태 조명

'아버지가 이상해'는 최근 KBS시청자위원회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대개 방송사 시청자위원회는 자사 콘텐츠에 대해 아쉬운 점을 꼬집는데, 이례적으로 '아버지가 이상해'에 대해 칭찬했다. 혼전 동거에 대한 세대 간 시각차를 균형감있게 다뤘다는 평가였다.

'아버지가 이상해'의 배경수 CP는 23일 "보통 시청자위원회에는 지적을 받으러 가는데, 이번에는 칭찬만 받았다"며 "혼전동거에 따른 세대간 입장차를 막장 요소 없이 드라마에 잘 녹여 현실적으로 공감하게 했다는 칭찬이었다"고 전했다.

이 드라마는 38세 방송사 PD 정환(류수영 분)과 34세 변호사 혜영(이유리)이 부모 몰래 동거를 하다 들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는 과정을 조명하면서 한동안 답보 상태였던 시청률을 끌어올렸다.

"엄마, 저 서른여덟이에요. 결혼하고 싶은 여자랑 동거한다는 게 그렇게 큰 잘못은 아니잖아요"라는 정환과 "사랑하는 여자를 지켜주지 못하고 무슨 동거냐"는 정환 부모의 대립 등 혼전동거를 둘러싼 갈등이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다.

이들 커플은 결국 '계약 결혼'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지난 21일 마지막 장면에서 혜영이 정환에게 "1년간만 결혼하자"고 제안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배 CP는 "그 마지막 장면을 보고 KBS 내부에서도 '1년만 결혼하자'는 게 무슨 소리냐는 반응이 나왔다"면서 "그 지점 역시 논란거리를 제공하면서 관심을 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버지가 이상해'는 기성세대에서는 '졸혼'을 내세워 변화한 사회상을 조명하고 있다. 규택(강석우)-복녀(송옥숙) 부부를 통해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백년해로'에 변화가 생긴 시대상을 그린다.

배 CP는 "동거하되 따로따로 각자의 삶을 사는 황혼의 부부가 실제로 요즘 많아진 사회상을 담았다"면서 "시청자도 드라마를 보면서 같이 고민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보는 시간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벌이가 없는 취준생 준영(민진웅)이 여자친구의 혼전임신으로 부랴부랴 결혼을 하고 부모 집에 얹혀살게 되는 부분도 주변에 있을 법한 에피소드로 펼쳐지고 있다.

배 CP는 "현실 속 다양한 이슈를 균형감 있는 시각으로 그려내기 위해 작가와 제작진이 충분한 논의를 거치고, 공감 가는 결과를 도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 범죄자 미화 논란도…"극적인 설정. 맥락을 봐 달라"

일부에서는 '아버지가 이상해'가 범죄자를 주인공을 내세워 미화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주인공 변한수(김영철)는 원래 이름이 '이윤석'으로, 변한수는 사고로 죽은 그의 친구의 이름이다.

드라마는 이윤석이 어린 시절 상해치사 누명을 쓰고 전과자로 억울하게 살다가 본의 아니게 친구의 이름으로 살게 된 사연을 자세하게 풀어냈다.

배 CP는 "처음에 드라마 기획안이 나왔을 때 우려의 시선도 있었으나 어떤 맥락에서 그러한 설정이 나왔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창작에 대해 전체를 보지 않고 쉽게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자식들에게도 가짜 성을 물려줘야하는 이윤석의 기구한 인생 위에 세워진 드라마는 그로 인해 벌어진 중희(이준)의 '아버지 찾기'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질문한다.

또한 이 대목에서 이 드라마의 후반부에는 중희(이준)-미영(정소민) 커플의 이야기가 부각될 것임을 예고했다. 현재는 서로가 이복남매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피 한방울 안 섞인 중희와 미영의 '남녀 관계'는 '아버지 찾기' 프로젝트의 결말과 연결돼있어 후반부의 중요한 동력이 된다.

'굳세어라 금순아' '외과의사 봉달희' '오작교 형제들'을 통해 줄곧 따뜻한 시선을 유지해온 이정선 작가는 이번에도 인물 하나하나의 인간적인 면을 강조하면서 저마다의 퇴로를 열어주고 있다.

배 CP는 "쉽지 않은 소재를 많이 다루고 있음에도 이정선 작가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어려운 이야기를 잘 풀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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