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건설위원회 여·야 의원 8명
조례 개정안 4건 심사조차 못해
시민들 “일하지 않는 의회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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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청주시의회 홈페이지
청주시에 특혜의혹을 제기했던 업체 임원과 해외여행을 다녀온 신언식 청주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을 둘러싼 논란으로 청주시의회가 쑥대밭이 되고 있다.

신 의원은 지난 달 9일부터 12일까지 자신이 특혜의혹을 제기한 ES청원의 임원과 함께 필리핀으로 부적절한 골프여행을 다녀와 물의를 빚고 있다.

이 논란으로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는 파행을 겪었다. 여야 4명씩 총 8명으로 구성된 도시건설위는 지난 16일 제1차 회의를 열어 4건의 조례 개정안을 심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 4명은 “안성현 도시건설위원장(자유한국당)이 동료 의원을 협박하고도 왜 사과를 하지 않느냐”고 비판한 뒤 자리를 떴다.

이에 안 위원장은 지난 18일 상임위를 다시 열자고 요청했으나 민주당 의원 4명은 “동료의원을 협박한 안 위원장은 사퇴하라”며 보이콧했다.

결국 도시건설위 회의는 열리지 않았고 의원들이 골프여행 논란과 관련된 ‘네탓 공방’에 치중하느라 서민 생활과 밀접한 4건의 조례 개정안은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

무산된 조례안은 △공동주택 분쟁 조정에 필요한 감사 범위를 규정한 공동주택 감사 조례 개정안 △급수공사 대행업자의 자격을 상·하수도 면허소지자로 한정한 하수도급수 조례 개정안 △새로 생긴 마을의 수도시설 설치 예산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소규모 급수시설 관리 조례 개정안 등이다. 이 조례안의 처리는 다음 달 12일 열리는 제28회 임시회로 미뤄졌다.

이번 해외 골프여행 논란은 임시회 마지막 날인 19일 본회의장으로도 번졌다.

신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온 것을 빌미로 안성현 위원장이 지난 달 도시건설위원회 1차 추경예산 예산안 심의에서 매립장 관련 예산 통과를 강요했다”며 “매립장 조성 관련 조사특별위원회의 추진과 안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신 의원의 발언 뒤 안 위원장도 신상발언을 신청해 “도시건설위에서 일어난 사태에 대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신 의원은 하루빨리 냉정을 되찾고 도시건설위원회와 청주시의회, 청주시 발전에 동참하라”고 요청했다.

이 같은 상황에 놓인 시의회를 바라보고 있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청주시 상당구에 거주하는 김모(41·직장인) 씨는 “시민들을 위해 일하지 않는 의회는 존재의 가치가 없다”며 “선거때마다 시민들을 위해 일 할 기회를 달라던 의원들의 호소는 다 거짓인 게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단 시의원이 업무와 연관이 있는 업체 관계자와 골프투어를 다녀온 것은 누가 봐도 잘못된 행동”이라며 “지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시민들을 위해 일하는 의회상을 보여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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