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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② 버림받은 ‘희망이’


▲ 지난 17일 돌을 맞은 희망이가 대전 동구의 A 아동복지시설 요람에 누워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지난 17일인 수요일은 희망(2·가명)이가 태어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또래 아이들은 순금으로 된 반지를 끼고 수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으며 돌잔치를 하지만 희망이는 그럴 수 없었다.

친모에게 버림받아 대전 동구 A 아동복지시설에 머물고 있는 희망이에게 주어진 것은 자그마한 고깔모자와 케이크 하나가 전부다. 이마저도 시설 직원들과 입소한 아이들이 없었다면 꿈도 못 꾸었을 일이다.

아동복지시설 직원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희망이의 친모나 할머니가 연락해줄까 전화기 앞을 맴돌며 고대했지만, 안타깝게도 전화벨은 울리지 않았다. 혹여 주위를 맴돌고 있지 않을까 바깥을 내다보아도 인기척 대신 매정한 바람만 불었다.

이날 희망이처럼 부모에게 버림받아 시설로 모인 아이들은 희망이 주위에 둘러앉아 가족 대신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다.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희망이는 돌잔치 내내 배시시 웃음을 지어 시설 직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엄마도 아빠도 없이 돌잔치는 그렇게 끝났다.

A 시설 원장은 “칠삭둥이 미숙아로 태어난 희망이가 아직 뒤집기를 잘못해 생에 처음 맞은 생일인데도 제대로 돌잔치를 해주지 못했다”며 “가족이 혹시나 연락을 할까 아니면 찾아올까봐 기다렸지만 결국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희망이를 버린 죄로 검찰의 수사를 받던 친모는 잠적했다.

지난해 10월 붙잡힌 친모는 11월 검찰로 넘겨졌지만 그 와중에 행방불명돼 소식조차 알 수 없게 됐다.

아픈 자식을 두고 떠난 모정은 비정했다.

지난해 초겨울 교회에 버려진 희망이는 미숙아 후유증으로 병원을 전전하다 지난달 19일 간신히 퇴원했다. 이마저도 상태가 불안해 병세가 조금이라도 나빠지면 다시 병원에 들어가야 한다. 다른 아이들이 돌 무렵이면 기어 다니다가 물건을 붙잡고 번쩍 서기도 하지만, 희망이는 아직도 배밀이 밖에 하지 못한다.

희망이를 돌보고 있는 시설 관계자는 “처음 시설에 왔을 때보다 상태가 좋아졌지만, 또래 아이들보다 성장이 한참 늦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부모 없이 홀로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고 말했다.

<26일자 1면에 3편 계속>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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