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 암 진단 ‘왓슨’
환자 만족도·신뢰감 높아

IT기술을 접목한 첨단 진료 장비들이 지역병원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암 치료를 위해 수도권을 찾으려던 지역 환자들이 발길을 돌리는가 하면, 의료진 사이 활발한 논의를 이끌어내 진료과정에도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

18일 건양대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인공지능 암 치료 시스템인 ‘왓슨’을 접목한 다학제 진료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29명의 암환자를 대상으로 진료를 시행했다. 진료한 암 종류는 유방암, 대장암, 위암, 자궁암, 폐암 등 5가지였다.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혈액종양내과, 호흡기내과 등 다학제 진료에 참여한 의사만도 30명이 넘는다.

왓슨 도입 이후 수도권 환자이탈 현상이 다소 줄어드는 효과도 감지되고 있다. 최근 건앙대병원에서 폐암진단을 받은 60대 환자는 진단서를 받아 서울의 한 대형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왓슨이 도입됐다는 소식을 접한 이 환자는 다시 건양대병원으로 발길을 돌려 다학제 암 진료를 예약한 상태다.

환자들도 왓슨 다학제 진료에 상당한 신뢰감을 보였다.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은 30대 환자의 경우 유방암 절제수술 후 항암치료를 위해 왓슨 다학제 암 진료를 받았다. 왓슨은 2주간 용량집중 항암치료가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이런 경우 건강보험 인정기준을 벗어나 급여혜택을 받지 못하지만, 환자는 이를 감수하고 왓슨의 결정을 따랐다. 왓슨 다학제 진료를 받은 환자들은 진료에 만족을 표시했고, 다학제 암 진료팀과 왓슨이 제시한 치료법에 모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왓슨 도입만으로 암 환자들의 진료 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아니다. 이를 계기로 환자 한명을 위해 여러 의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상의 진단과 치료계획을 제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의사와 환자의 거리를 가깝게 해 신뢰도를 높였고, 의사 사이 소통이 활성화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현재 왓슨은 의료기기로 분류되지 않아 별도 진료비를 받을 수 없다. 때문에 오로지 암환자 진료에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내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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