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酒절주절]

 

 

 

 

소개팅을 주선하다 보면 당사자가 물어보는 건 딱 한마디다. "걔 어때?(아 됐고! 잘생겼냐고, 예쁘냐고)". 아, 물론 거기서 친구랍시고 객관성을 잃고 "내 친구야 예쁘지(잘생겼지)" 이랬다가는 그 소개팅을 밀어주는 게 아니라 말아먹겠다는 거다. 주선자로서 그들의 기대치를 너무 올리면 안 되는 이유 중 하나는 각자의 '취향'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남자는 키가 작아서 품 안에 폭 안기는 여자를 좋아하고, 또 어떤 남자는 모델처럼 키 큰 여자를 좋아한다. 어떤 여자는 피부가 뽀얀 꽃미남을 좋아하는가 하면 또 어떤 여자는 산도적 같은 상남자를 좋아하기도 한다. 솔로인 친구들이 많이 듣는 소리 중에 하나가 "야 얼굴 뜯어먹고 살 거 아니잖아, 너무 따지지 마"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아니야, 얼굴 봐. 꼭 봐, 두 번 봐"라고 이야기해준다. 내 이야긴 공유, 송중기, 박보검… 이런 누가 봐도 잘생긴 사람을 만나라는 게 아니라 적어도 자기 눈에만큼은 멋진 사람을 만나라는 이야기다.(본인도 설현, 김태희, 트와이스가 아니기에)

옛날이야 얼굴도 못 보고 결혼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으니 "얼굴 따지지 말라”라는 이야기가 통했겠지만은 지금은 다르다. 하물며 커피도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푸치노 등등 중에서 골라, 거기에 시럽 몇 방울 넣을지도 따지는 세상인데 자신이 만나는, 혹은 미래를 쭉 함께할지도 모르는 사람의 얼굴을 안 보는 게 말이 되냔 말이다. 커플이다 보면 으레 싸우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면 상대방이 너무 미워 '헤어져, 말어' 하는 감정이 격화된 순간이 온다. 그럴때 애인 얼굴을 보고 화가 눈 녹듯 사라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아 왜 사귀었더라…” 자괴감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얼굴 따지지말라"고 충고하는 사람들에게 신조어를 통해 전하고픈 말이 있다.

"취존(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지요) 좀요" <김윤주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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