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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최돈혁 K-water 금·영·섬·권역본부 수환경센터장

2015년 제한급수까지 시행했던 충남 보령, 홍성, 서산, 당진 등 8개 시군 지역에 또다시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지역에 생활·농업·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보령댐의 저수율은 제한급수를 시행했던 때 보다 7.5%나 낮은 11.3%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예년 평균의 30% 수준에 불과한 양이다.

보령댐 준공후 사상 최저치로 당연히 가뭄 경보단계는 주의를 지나 경계단계에 돌입한지 오래다. 보령댐 하류에 위치한 부사호의 염분농도도 높아져 부사간척지의 영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보령댐이 메마르지 않도록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한달반 이상을 견딜 수가 없는 양으로 머지않아 충남서부 지역 43만 시민들의 고통스런 제한급수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남 서부지역 주민들은 아직 제한 급수의 위기상황을 겪지 않고 평상시처럼 지내고 있다. 비록 수계는 다르지만 k-water에서 보령도수로를 통해 금강하천수를 물이 부족한 충남서부지역의 보령댐으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령도수로는 22㎞ 떨어진 금강의 물을 끌어오기 위해 2015년 10월 착공하여 작년 2월 완공한 시설로서 금년 3.25일 부터 가동중에 있다. 만약 도수로를 통해 금강의 물을 공급하지 못했다면 어떤 상황이 일어났을까? 생각만 해도 끔직하지만 보령댐의 물은 5월초 완전히 바닥을 드러내 더 이상 생공용수를 공급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당연히 보령호 보다는 수질이 낮은 금강물의 유입으로 보령댐의 수질이 저하될 우려는 있지만 그렇다고 먹는물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금강의 물을 보령댐으로 보내기전 취수 지점에는 조류차단막과 디스크 필터를 설치하여 총인과 같은 영양염류를 약 50% 제거한후 방류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충남 서부지역에 일일 21만톤의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는 보령정수장에서도 완벽한 정수처리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활성탄 투입시설과 철염 응집제를 통해 혹시 모를 이취미 등 조류로 인한 정수처리 장애에도 철저히 대처하고 있다.

수질감시 주기도 월 1~2회에서 주 1회이상으로 강화시킨다. 또한, 시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k-water에서는 먹는물 기준 항목인 61개 보다 4배나 많은 250개 항목을 꼼꼼하게 모니터링하여 건강하고 맛있는 수돗물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옛날에는 집밖에 어디를 가더라도 쉽게 물을 구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기후변화에 따른 강우패턴의 변화로 다른 수계를 통해 물을 서로 공유해야만 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현재 보령호의 다른 수계인 금강을 통해 끌어오는 물의 양은 최대 11만5천톤인데 반해 보령댐에서 공급하는 양은 이보다 두 배나 많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2015년 충남지역의 1인 1일당 물사용량은 394리터로 오히려 전국 평균 335리터 보다 하루에 60리터나 더 많은 양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가정에서 물 절약을 통해 30%만 절감해도 금강의 물을 30% 덜 끌어와도 된다. 물을 절약한 만큼 깨끗한 물을 마실 수가 있는 셈이다. 비록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는 있지만 현재 충남 서부지역은 2년전 겪었던 제한급수 때 보다 가뭄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내가 아낀만큼 깨끗한 물을 마신다는 생각으로 충남서부지역 주민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물절약에 동참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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