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y 초대석]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국내 최초 이익공유제 도입
대기업 투자금으로 기술개발
코스닥 입성뒤 외국서도 투자
인력난 문제, 지자체가 나서야
2008년 설립한 대전향토 바이오 벤처기업을 2014년 6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코스닥에 상장시키며 국내 바이오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인력난이 기업 운영에 있어 가장 힘든 점”이라고 지목했다.
박 대표는 “지역 바이오 인재들이 수도권 근무를 선호해 2012년 직원들과 본사 이전 논의까지 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대부분의 신설 벤처들이 아이디어를 통해 자금 투자는 받을 수 있지만 연구 인력 찾기는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라며 “지역 인재를 채용한 벤처기업에게 지자체 자금 지원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있어야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받은 박 대표는 1988년 대기업 바이오 R&D 부서에 입사해 연구원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당시 부인이자 연구원 동료였던 정혜신 한남대 생명시스템과학과 교수(알테오젠 최고기술경영자)가 개발한 단백질 관련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2008년 알테오젠을 설립했다.
바이오벤처가 코스닥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통상 15~20년이 걸린다. 하지만 알테오젠은 6년 만에 코스닥에 입성했고 이후 브라질 제약기업 ‘크리스탈리아’ 등 외국계 제약 대기업의 투자를 받게 됐다. 바이오업계에 없었던 외국계 제약 대기업 투자계약이 성사되기까지 박 대표의 혜안이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알테오젠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를 위해 바이오베터(바이오 신약의 효능을 개선시키거나 부작용을 줄인 새로운 바이오 의약품)로 눈을 돌렸다.
그동안 새로운 바이오 의악품은 연구개발 비용만 1000~1500억원 가량 소요돼 자금력이 풍부한 바이오 대기업이 주로 연구개발을 도맡아왔다.
박 대표는 2011년 국내 최초로 이익공유제를 바이오벤처에 도입해 바이오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이익공유제란 벤처기업이 자금력있는 대기업 투자금을 받아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대기업에 이전해 발생하는 이익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알테오젠은 당시 브라질 제약 대기업의 막강한 자금 투자를 기반으로 연구·개발에만 매진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대한화학회 춘계 학출대회에서 항체 약물 접합체(ADC) 관련 새로운 연결 기술을 뽐내기도 했다. 이번에 발표된 기술에는 유방암 및 위암을 공격하는 ADC의 특정 위치에 독소(톡신)를 묻히고 독소를 떨어지지 않게 붙잡아주는 알테오젠만의 노하우가 집약됐다.
박 대표는 이러한 신 기술을 함께 발전시켜 미래 글로벌 바이오산업을 이끌어 갈 대전지역 인재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매일 급변하는 IT 벤처와 달리 바이오 벤처는 마라톤처럼 그 분야를 꾸준히 파고들면 마침내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되는 ‘대기만성형’ 분야”라며 “지역 인재와 함께 알테오젠이 견인할 미래 바이오산업 청사진을 그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인철 기자 pf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