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두환 청주시 흥덕보건소 보건행정팀장
[투데이춘추]

최근 경기도에서 친부의 폭행으로 사망한 한 살 아이의 장례식을 경찰이 치러줬다. 부모가 경찰 수사를 받는데다 경제 상황도 열악해 장례를 치를 형편이 되지 않아서다. 이들 부부는 직업도 없이 숨진 아이와 세 살, 다섯 살 자녀 등과 함께 단칸방에서 살면서 아이들만 남겨 둔 채 종종 하루 열 시간 넘게 PC방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이 부모의 나이가 남편은 31세로 중학교 때 혼자 가출해 살아왔고 아내는 21세로 고등학교 때 가출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살림을 차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어쩌다 어른이 됐고 아무런 준비 없이 어쩌다 부모가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준비되지 않은 부모들 때문에 수많은 가정이 해체된다고 지적한다. 가정이 해체됐거나 학대받은 경험이 있는 부모가 자녀를 학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통계도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학대행위자의 80% 이상이 부모라는 사실이다.

정말 많은 역할 중 가장 어려운 것이 부모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리 준비를 한다 해도 하루 24시간이 각본 없는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부모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 더욱이 내 자식이 불행하게도 좋은 부모를 두지 못한 아이라고 상상해 보자. 부모라는 명찰만 가슴에 단 채 빈손으로 삶의 바다에 던져질 아이와 그 아이가 나중에 어른이 돼 이끌어갈 가정은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자. 그래서 부모교육이 필요한 것이고 한 번의 교육으로 바꿀 수 없다면 반복해 '부모가 되기 전에는 배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심어줘야 한다.

이제는 단순히 지역사회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문제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아동학대 사건이 계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다는 점에서 부모교육에 관한 필요와 시급성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선 지방자치단체에서 예비 부모교육을 실시하고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여성가족부에서 고3 청소년 대상 예비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내놨다.

청주시에서도 올바른 부모관(父母觀) 인식을 위해 부모 멘토링 전문가 양성교육 과정을 만들었다. 청소년을 위한 예비부모교육은 일찍부터 부모의 역할에 대해 이해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해 준비된 부모로 성장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청소년과 부모의 관계를 개선해 긍정적이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데 한몫할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란 말이 아니더라도 먼 미래에 누구나 꿈을 이루고 행복하게 웃으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시금 강조한다면 예비부모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높은 파고를 넘기 위해 부모와 자녀를 아우를 수 있는 아동보건소 설치와 그 역할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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