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어른된 듯… 어깨가 무거워요”
초례의식 체험한 남녀 20쌍
경건함속 성인 의미 되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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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전통 성년례에 참가한 여성 참가자들이 성년복 차림의식을 수행하고 있다. 최윤서 기자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전통 방식으로 성년이 되니 책임감이 남달라요.” 올해 성인이 된 장희선(여·20) 씨는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전통 성년례’를 직접 체험하며 누구보다 의미 있는 성인식을 치렀다.

13일 오전 10시 뿌리공원 일원에서는 성년을 맞은 남녀 20쌍이 한복을 입고 경건한 자태로 앉아 있었다. 이날 남성 참가자들은 하늘색 도포와 관을, 머리를 올린 여성 참가자들은 노란 저고리와 빨간 치마 그리고 비녀를 꽂고 성년복 차림의식을 거행했다. 성년복 체험은 옛 어른의 출입복과 예복을 실제로 입어봄으로써 성년으로서의 몸과 마음가짐 모두를 경건히 하도록 마련됐다.

이날 참가자들은 따갑게 내리쬐는 햇빛 아래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엄숙한 자세로 절차에 임했다. 이어 이들은 새로운 지위나 관계질서를 상징하는 초례의식을 통해 술과 함께 말린 고기를 맛보며 진정한 성인의 의미를 되새겼다. 일부 참가자들은 초례의식에서 마신 술이 쓴지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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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대전 뿌리공원 일원에서 열린 전통 성년례에서 남성 참가자들이 성년복 차림의식을 수행하고 있다. 최윤서 기자
전통 성년례에서 큰 손님(빈)으로 불리는 주관자 박용갑 중구청장 역시 이날 한복을 입고 40명의 성년들에 대한 예를 갖췄다. 박 청장은 큰 손님이 성년자에게 성년의 책무를 일깨우는 교훈을 낭독하는 빈 수훈 절차를 통해 효를 강조했다. 박 청장은 “우리나라에는 성년식인 관례, 결혼식인 혼례, 장례식인 상례, 마지막으로 제사의식 총 네 가지 전통생활의식이 있다”며 “성년식을 치룬 여러분은 바로 관혼상제 중 첫 번째 예식에 해당되는 관례를 치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어른을 공경하고 부모님께 올바른 효를 실천할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달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전통 성년례의 마지막 의식은 참가자들의 부모님께 큰 절을 올리는 의례인 ‘현우존장례’였다. 남여 20쌍의 참가자들은 이날 함께 온 부모님 또는 가족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큰 절을 올렸다. 장 씨는 “전통 성년례를 치러보니 법적 성인이 된 것 그 이상으로 무거운 사회적 책임감과 함께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을 느꼈다”며 “전통방식이 하나 둘 사라져가는 요즘 추세에 이런 의미 있고 뜻 깊은 행사를 직접 체험할 수 있어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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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전 뿌리공원 연리지 야외무대에서 열린 전통 성년례 모습.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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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전 뿌리공원 일원에서 열린 전통 성년례에서 한복을 입은 참가자들이 큰 절을 하고 있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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