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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① 버림받은 ‘희망이’

▲ 대전 동구의 A 아동보호시설 관계자가 친모에게 버림받은 희망이(1·가명)를 안고 있다. 정재훈 기자
희망(1·가명)이는 생후 5개월 때 부모로부터 버림받았다. 칠삭둥이 미숙아로 태어난 탓에 각종 합병증에 시달렸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친모 A씨(39)가 그를 포기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20일 새벽, 태어난 지 5개월밖에 안 된 희망이는 대전 동구의 한 교회 입구에서 발견됐다.

대전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발견 당시 희망이는 택배 종이상자에 담요, 포대기에 싸인 채 발견됐었다”며 “시월의 찬바람 속 새벽기도를 나온 교회 신도들이 일찍 발견했고, 아이는 다행히 육안 상으로 봤을 때 큰 문제가 없었다”고 소회했다. 이어 “이후 수소문 끝에 친모를 찾아낸 후 영유아 유기 혐의를 입증했고, 지난해 11월 검찰에 송치하며 수사를 종결했다”고 덧붙였다.

희망이는 불행 중 다행으로 인적사항이 적힌 띠를 차고 있었고, 이를 통해 자식을 버린 비운의 친모를 찾을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을 통해 희망이의 출생에 대한 비밀이 세상에 드러났다. 희망이의 친모는 출생예정일을 3개월 앞두고 병원이 아닌 화장실에서 그를 낳았다.

미숙아였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으로 곧바로 옮겨지지 못해 저체온증에 걸렸고, 생명이 위독한 지경에 이르러서야 대학병원에 갈 수 있었다.

희망이는 폐가 완벽히 자라지 못한 채 세상에 나와 만성폐쇄성 폐 질환, 폐동맥 고혈압이라는 병을 얻게 됐고, 후유증으로 신생아 망막증까지 생겨 시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희망이를 진료하던 대학병원 의사는 “폐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어 앞으로 상태를 지켜본 후 최악의 경우 폐 이식을 고려해야 한다”며 “저체온증 때문에 뇌에 산소가 공급이 안 돼 지적장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희망이의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친모는 희망이를 키우길 끝끝내 거부했고, 대전 동구의 A 아동복지시설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만 했다.

A 시설은 희망이처럼 부모에게 버림을 받거나 학대를 당한 청소년들이 머무는 곳이다.
A 시설 관계자는 “처음에 희망이가 왔을 때 또래 아이들보다 아주 작았고, 눈에 초점이 없어 걱정이 많았다”며 “시설 직원들이 희망이가 혹시나 잘못될까 봐 번갈아가며 불침번을 서며 돌봤고, 지금은 체중도 예전보다 많이 늘고 손짓이나 소리에도 잘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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