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ETRI 표준연구본부 선임연구원
[젊은과학포럼]

어느 순간부터인가 ICT 분야에서 ‘생태계’라는 용어의 활용이 늘며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생태계는 디바이스가 인터넷과 연결되면서 거대해졌고, 지금까지 2개의 큰 생태계가 만들어진 바 있다. 첫 번째 생태계는 가정의 PC에 초고속 인터넷이 연결되면서 거대한 ‘웹’ 생태계가 생성됐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가정에 초고속 인터넷을 연결하는 서비스들이 빠르게 확대됐다. 또 팀 버너스리가 1989년에 고안한 WWW(World Wide Web) 기술이 빠르게 퍼지면서 웹 사이트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야후, 구글, 다음, 네이버 등 포털과 검색 서비스들이 출현했다. 추후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미디어, 게임, 인터넷 서점, 전자상거래 서비스 등 신규서비스 뿐 아니라 기존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산업도 웹 생태계를 구성하는 주요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생태계는 스마트폰이 인터넷에 연결되면서 만들어진 ‘앱’ 생태계다. 기존 노키아나 마이크로소프트가 먼저 스마트폰 제품을 출시했으나 엄청난 변화는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2007년부터 일어났다. 지금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SNS, 게임, 쇼핑, 뉴스, 동영상, 예약서비스, 뱅킹서비스 등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또한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모바일 생태계는 계속해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세상을 변화시킬 다음 생태계는 어떤 것일까?

필자가 속한 ETRI 표준연구본부 서비스표준연구실에서는 모바일 다음의 주요한 생태계로 커넥티드카(Connected car)에 주목하고 커넥티드카 서비스 생태계에 필수적인 차량정보 서비스 표준 기술을 개발 중이다. 커넥티드카는 통신 기능이 장착돼 인터넷이나 다른 차량 또는 통신이 가능한 사물들과 통신을 할 수 있는 차량을 의미하며 자율주행차도 커넥티드카 개념에 포함된다.

커넥티드카는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내의 다양한 정보를 외부로 제공하기 위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며 외부의 다양한 서비스들은 차량 정보 접근을 위한 권한을 가지고 차량 정보를 활용하게 된다. 예를 들면 커넥티드카 주차서비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친구와 약속하고 차량 내비게이션에 도심지로 목적지 설정 후 가고 있다면, 주차서비스는 목적지 도착 1~2㎞ 전에 목적지와 가장 가깝고 저렴한 주차장을 차량에 추천한다. 이용자가 원하는 주차장을 선택하면 내비게이션은 해당 주차장으로 안내하고 주차장에서는 이용자의 차를 인식해 예약된 주차공간으로 안내한다. 이 뿐만 아니라 원격진단 서비스 및 카센터와 연계한 차량관리 서비스, 안전운전을 위한 운전자 지원 서비스, 차량이동 경로에 위치한 주유소, 카페, 음식점, 편의점 등과 연계한 상품·음식 검색이나 예약 서비스, 대중교통과 연계한 티켓 검색 및 예매 서비스, 교통사고나 긴급한 건강위험 상황 시 구조요청 서비스, 다양한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서비스, 실시간 주변 명소 정보제공 및 예약 서비스 등 운전자와 탑승객 및 차량 관리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은 커넥티드카 생태계에 핵심적인 표준 기술을 국제표준화 기구인 W3C(World Wide Web Consortium)에서 폭스바겐 자동차그룹, 재규어 랜드로버, LG전자 등 완성차 업체 및 전장업체들과 함께 개발 중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가까운 미래에 대다수의 차량에 탑재돼 운전자 안전과 인류의 삶을 행복하게 변화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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