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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훈련병의 ‘카네이션 향기 나는’ 편지

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 2017년 05월 08일 월요일 제23면     승인시간 : 2017년 05월 07일 18시 17분
육군훈련소 가정의달 사진 공개
“군에서 쓰는 첫 편지 새삼 새로워”

▲ 훈련병들이 개인정비시간에 부모님께 편지를 쓰고 있다. 육군훈련소 제공
대한민국의 건장한 남자라면 누구나 군대에 간다. 그리고 군대에 가는 남자 넷 중 하나는 충남 논산에 위치한 육군훈련소, 그 중에서도 우선 입영심사대로 가게 된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한낮이 되면 입영심사대 앞은 수많은 자동차와 인파로 장사진을 이룬다. 입대를 위해 평균 2000여 명의 넘는 장정들과 그 가족들이 입대를 위해 한꺼번에 모여들기 때문이다. 장정 한 사람에 두 사람만 씩만 배웅을 와도 대략 6000명이다. 이렇게 연무대를 찾는 입영 장정의 수는 연간 약 12만 명이고, 이렇게 오는 가족들까지 합치면 연간 130만 명이 육군훈련소를 찾는다.

오후 2시, 입영행사가 시작되면 입영 장정들은 부모님의 손을 놓고 연병장으로 모여든다. 아들이 마지막으로 잡은 손을 놓고 연병장으로 나갈 때, 성급한 어머니들은 벌써부터 눈물 바람이다. "아프지 마. 아프면 아프다고 꼭 말하고.", "집 걱정 하지 말고 건강해야 된다. 꼭."

부모님들이 걱정이 입영 장정들의 귀에는 잘 들리지 않는다. 아플 것을 걱정할 것보다 이제 가족과 헤어져 홀로 적응해야 하는 군대라는 곳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뿐이다.

30분도 지나지 않아 행사가 막바지로 치닫는 순간이 되면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손수건을 눈가에 대고 있다. 평소 근엄하고 엄숙하기만 하던 아버지들의 빨개진 눈을 볼 수 있는 것도 이 순간이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어머니들의 한숨과 눈물이 입영심사대 연병장의 하늘을 아프게 물들인다. 처음엔 흐느끼던 소리가 점차 통곡으로 변하기도 한다. 입영장정들도 군대가 처음이지만, 아들을 보내는 어머니도 처음 겪는 경험인 것이다. 당연한 일인 줄 알지만 여전히 철부지에 불과한 아들이 미덥지 못하고 그래서 또 걱정인 것이다.

어머니들은 분주히 떠나가는 아들들의 뒤에 대고 응원의 함성을 보낸다. 울음이 섞여 갈라지고 잘 들리지도 않는 외침이지만, 아들들은 누구나 수많은 목소리 가운데 자기 어머니의 목소리만은 정확히 알아듣는다. 혈육이란 그런 것이다.

사회에 있을 때는 카톡, SNS, 전화로 부모님들께 얼마나 연락을 했을까? 여자친구에게 100번에 달하는 카톡을 보내고 전화통화로 밤을 지새웠지만 부모님께는 얼마나 연락을 드렸을까? 가정의 달인 5월. 매년 돌아오는 기념일이지만 군에서 처음 맞는 기분은 새삼 새롭다. 육군훈련소는 가정의 달을 맞아 '훈련병의 편지'를 사진으로 공개하고 있다.

논산=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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