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청탁금지법 겹쳐
생화대신 대체상품이 큰인기
화훼농가 위축된 소비에 타격
선진국 꽃소비 문화 정착해야
카네이션 생화를 대체하는 다양한 상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생화의 소비가 예년같지 않기 때문이다. 생화를 대신해 카네이션 모양 브로치와 부토니에 등 액세서리, 카네이션 모양의 향수 디퓨져와 같은 장식품 등이 대체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되는 불경기에 실용성 있는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어버이날은 징검다리 연휴와 겹쳐 생화 대신 대체상품으로 선물하는 풍토가 확산하면서 카네이션의 소비가 줄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올해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처음 맞는 스승의 날이어서 화훼농가 및 관련 산업의 타격은 더 커질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스승의 날과 관련해 “학생 대표 등이 교사에게 공개적으로 주는 카네이션 등 꽃 선물은 허용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즉, 학생이나 학부모가 개인적으로 꽃 한 송이라도 교사에게 줄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셈이다.
대체 선물 수요 증가와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5월 가정의 달 특수를 누리던 꽃집들은 ‘위기의 5월’을 맞이하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의 한 꽃집 관계자는 “카네이션 판매량이 예전에 비해 20~30% 가량 떨어졌다”며 “오래된 주택가가 많은 동네라 어버이날 전에 부모님을 찾는 손님들이 생화를 많이 구입했는데, 올해는 그런 분위기도 없다. 스승의 날에는 선생님한테 꽃 한 송이 못준다고 하니 그것도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국산 카네이션이 점차 수입산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도 화훼농가에게는 위기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5년 국내 생산량과 지난해 수입물량을 기준으로 카네이션 수입산은 국내 총 유통 물량의 25%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수입산의 약 95%는 국산보다 낮은 가격을 무기로 한 중국산 카네이션이 점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훼업계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란 희망이 크지 않고, 소비는 더 위축돼 영세농가들이 집중 타격을 입고 있다”며, “꽃을 선물용으로만 인식하는 우리나라의 꽃 소비문화 자체가 바뀌고 선진국처럼 꽃 소비가 생활화될 수 있도록 홍보가 더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이정훈 기자 vincele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