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청탁금지법 겹쳐
생화대신 대체상품이 큰인기
화훼농가 위축된 소비에 타격
선진국 꽃소비 문화 정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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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1년 중 카네이션 소비가 가장 활발해지는 5월임에도 불구하고 꽃가게와 화훼농가 업주들이 울상이다.

카네이션 생화를 대체하는 다양한 상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생화의 소비가 예년같지 않기 때문이다. 생화를 대신해 카네이션 모양 브로치와 부토니에 등 액세서리, 카네이션 모양의 향수 디퓨져와 같은 장식품 등이 대체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되는 불경기에 실용성 있는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어버이날은 징검다리 연휴와 겹쳐 생화 대신 대체상품으로 선물하는 풍토가 확산하면서 카네이션의 소비가 줄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올해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처음 맞는 스승의 날이어서 화훼농가 및 관련 산업의 타격은 더 커질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스승의 날과 관련해 “학생 대표 등이 교사에게 공개적으로 주는 카네이션 등 꽃 선물은 허용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즉, 학생이나 학부모가 개인적으로 꽃 한 송이라도 교사에게 줄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셈이다.

대체 선물 수요 증가와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5월 가정의 달 특수를 누리던 꽃집들은 ‘위기의 5월’을 맞이하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의 한 꽃집 관계자는 “카네이션 판매량이 예전에 비해 20~30% 가량 떨어졌다”며 “오래된 주택가가 많은 동네라 어버이날 전에 부모님을 찾는 손님들이 생화를 많이 구입했는데, 올해는 그런 분위기도 없다. 스승의 날에는 선생님한테 꽃 한 송이 못준다고 하니 그것도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국산 카네이션이 점차 수입산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도 화훼농가에게는 위기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5년 국내 생산량과 지난해 수입물량을 기준으로 카네이션 수입산은 국내 총 유통 물량의 25%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수입산의 약 95%는 국산보다 낮은 가격을 무기로 한 중국산 카네이션이 점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훼업계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란 희망이 크지 않고, 소비는 더 위축돼 영세농가들이 집중 타격을 입고 있다”며, “꽃을 선물용으로만 인식하는 우리나라의 꽃 소비문화 자체가 바뀌고 선진국처럼 꽃 소비가 생활화될 수 있도록 홍보가 더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이정훈 기자 vince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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