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용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장
[경제인칼럼]

지난달 국내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24.2% 증가한 510억달러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실적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2011년 8월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대 증가율,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지난해 60여년 만에 2년 연속 수출이 감소한 불명예를 딛고 다시 한 번 ‘수출 한국’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일어서고 있는 것이다.

사실 새해 벽두부터 강대국들의 자국 우선주의라는 거센 통상 파고가 몰려오면서 국내 수출 전선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새롭게 등장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환율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상징하는 국경 조정세(법인세 산정 시 수입품 사용에 대한 비용은 불인정하고 수출은 매출에서 제외시켜 면세해주는 제도)라는 다소 생소한 용어로 우리 정부와 기업을 긴장시키고 있다.

우리의 최대 시장인 중국도 새로운 개념의 ‘차이나 퍼스트(China First)’전략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오는 2025년 대체에너지 장비 및 산업 로봇 등을 기반으로 세계 정상 부근 70~80%까지 가겠다는 것이다.

또 서방 기업을 인수해 기술 수준을 높이고 핵심부품 생산은 물론 중간 가공을 거쳐 자국 브랜드로 최종 공정을 마무리하는 ‘홍색(紅色) 경제망’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보호무역주의가 들불처럼 일어나고 환율 변동성, 중국 사드 이슈, 대내외적 경제 여건 등 불확실성은 남아있지만 수출이 극심한 부진에서 벗어나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최근 수출 회복세는 단순히 기저 효과에 의한 것이 아니기에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선박을 제외한 수출도 두 자릿수 증가율인 16.8%을 기록했고 3개월 연속 전년도 수출 감소를 상회하는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기저효과 이상의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차세대 먹거리이자 제4차 산업혁명의 주력 품목인 차세대 디스플레이(OLED)가 6개월 연속 꾸준히 증가하고 차세대 저장장치(SSD), 멀티칩 패키지(MCP) 등 고부가가치 품목 수출이 30%를 넘나드는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수출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는 프리미엄 소비재의 수출도 봄맞이 기지개를 활짝 켜고 있다. 화장품, 농식품, 생활 용품도 뜀박질의 대열에 합류해 수출 회복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우리 수출이 헤쳐나가야 할 파고는 높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인이 쌓는 통상 장벽을 허물어야 하고 환율 절상도 견뎌야 한다. 수출 전사들의 저력만으로는 넘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대내외 교역 및 통상의 파고를 슬기롭게 극복해 수출플러스 기조가 정착되고 대한민국 경제에 희망의 불씨가 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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