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9 장미대선의 판세를 결정적으로 좌우할 운명의 한 주가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선거일까지 최장 11일간 이어지는 연휴기간인데다 오는 3일부터는 여론조사가 공표금지 되므로 각 후보들마다 이번 주내에 승리의 기틀을 다져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직면했다. 중도·보수층의 향배가 최대 변수다. 역대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를 행사해왔던 충청권 민심 또한 예외가 아니다. 어느 때보다도 요동치는 표심이 이번 대선의 역동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주목할 건 선거의 구도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간 양강 구도가 허물어지고 문재인 후보의 독주체제가 드러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안 후보의 2위 자리를 위협하는 국면이다. TV토론이 모두 5차례 진행되면서 안 후보에게 실망한 보수층이 홍 후보에게 옮겨간 것이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문 43%, 안 21%, 홍 17% 순으로 나왔다. 충청권에선 문 37%, 홍 20.8%, 안 후보 20.1%로 나타났다. 충청권에서도 홍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선 것이다.

충청권도 표심이 출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권 도전에서 밀려나면서부터 예상된바 그대로다. 후보들이 충청권에 대한 맞춤식 공약을 앞 다투어 내놓고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세 불리기 차원에서 지역 인사들의 후보 지지 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지역 표심을 감동시킬만한 공약이나 이슈는 아직껏 없다.

다만 문 후보나 안 후보가 서로 '통합·공동정부 구상'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막판 충청표심에 어떻게 작용할 건지 관심사다. 문 후보는 대탕평·대통합 의지를 강조하며 국민의당과의 통합과 비영남 인사 총리 등용을 약속했다. 안 후보도 집권하면 지역 세대 이념을 뛰어넘는 개혁공동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한다. 담론 그 자체만으로만 보면 탄핵 이후 갈라진 민심을 어루만지고 통합하는 리더십이야말로 가장 절실한 국정 목표가 돼야 한다.

어느 후보가 진정성을 갖고 접근하고 있는가 검증해볼 일이다. 후보의 도덕성 및 자질과 역량 그리고 정책 및 비전 못지않게 누구와 함께 국정을 이끌 것인가라는 문제 또한 투표의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 역대 정권에서 인사를 독점해온 승자독식의 폐습이 이번엔 재현되지 않도록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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