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커튼콜서 가족힐링연극 열려

가장 가깝고 가장 힘이 되지만 때론 가장 큰 상처를 주는 이들, 바로 가족이다.

사랑을 회복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이 5월 가정의 달 대전 원도심을 찾는다.

나무시어터 연극협동조합은 오는 21일까지 소극장 커튼콜에서 가족 힐링 연극 '곰팡이'를 열 번째 공연작으로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2013년부터 매년 무대에 오른 나무시어터 연극협동조합의 대표 작품이다.

공연 때마다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은 작품이다. 이번에는 기존 작품과 달리 젊어진 출연진과 색다른 연출시도로 관객들과 더욱 가까이 소통한다.

주인공 영민은 친구와 싸우고, 학교에서 짤리고, 나이트 삐끼를 하는 지독한 문제아다.

이뿐만 아니라 이야기 속 모든 인물이 문제를 갖고 있다.

영민의 엄마는 술 먹고 남편을 때리고, 아버지는 집에서 일하며 아내에게 온갖 무시를 당한다.

문제투성이인 이 가족은 끊임없이 갈등하고 서로를 원망한다. 가족 구성원은 각자가 받은 상처를 서로의 탓으로 돌리고, 서로의 상처를 후벼 판다.

사회적으로 버림받은 곰팡이처럼 엇박자로 살아온 영민과 순진하지만 똑소리 나는 여자친구 혜림의 이중적 대비, 적극적인 성격으로 억척이로 살아가는 인숙과 늘 죽어 사는 공처가 남철의 이중적 구조가 극의 재미를 더한다.

이 가족의 갈등은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가도 말 한 마디로 눈 녹듯 녹아내린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오해와 지금까지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을 해소하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준다.

정미진 작가는 "아무 의미 없이 던진 한 마디가 가족이기에 더 아프고 서운할 때가 있지만 사람들은 가족이기에 더 함부로 대하고 상처를 주고, 가족이라는 이유로 더 소통하려 들지 않고 화해하려 노력하지 않는다"며 "가장 가까운 사람들끼리의 갈등과 상처, 화해 등 가족이기에 지니고 갈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자 했다"고 작의를 밝혔다.

남명옥 연출은 "2017 '곰팡이'는 비극적인 현실을 넘어서 사랑을 회복하는 가족의 이야기 또는 한 가정을 둘러싼 사회의 이야기"라며 "어디선가 손 내밀고 있을 것 같은 위태로운 아이들과 링 위에 선 권투 선수처럼 현실을 살아내야 하는 세상의 모든 가장과 부부의 이야기로, 이들에게 따뜻한 후경이 돼주는 사회를 꿈꾸며 작품을 준비했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공연은 평일·토요일 오후 8시, 일요일 오후 5시(월요일 공연 없음) 대전 중구 대흥동 소극장 커튼콜에서 열린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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