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재 탈당…소속의원 33명 중 20명 단일화 촉구, 연쇄탈당 주시
단일화 추진파 "단일화 거부, 국민 뜻 거역" vs 劉 "후보 팔아넘기는 것"
무릎 꿇고 '새로운 보수' 약속했었는데…'이해만 쫓는 행위' 비판도

▲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바른정당 김학용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유승민 후보에게 3자 단일화 촉구를 위한 조찬모임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이날 모임에는 홍문표, 김성태, 장제원, 김재경, 이은재,이종구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유 후보에게 단일화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낼 예정이다. 2017.4.28
    jeong@yna.co.kr
▲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바른정당 김학용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유승민 후보에게 3자 단일화 촉구를 위한 조찬모임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이날 모임에는 홍문표, 김성태, 장제원, 김재경, 이은재,이종구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유 후보에게 단일화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낼 예정이다. 2017.4.28 jeong@yna.co.kr
▲ 지난 1월 24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바른정당 창당대회에서 국정농단 등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무릎을 꿇은 바른정당 의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지난 1월 24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바른정당 창당대회에서 국정농단 등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무릎을 꿇은 바른정당 의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제작 이태호]
▲ [제작 이태호]
바른정당, '바른길' 가고 있나…창당 후 최대 위기(종합)

이은재 탈당…소속의원 33명 중 20명 단일화 촉구, 연쇄탈당 주시

단일화 추진파 "단일화 거부, 국민 뜻 거역" vs 劉 "후보 팔아넘기는 것"

무릎 꿇고 '새로운 보수' 약속했었는데…'이해만 쫓는 행위'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류미나 기자 = 바른정당이 28일 첫 탈당 사태로 1월 창당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대위기를 맞았다.

그동안 당 대선후보인 유승민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3자 단일화 문제를 놓고 당내 갈등이 빚어진 가운데 이은재 의원이 이날 탈당과 함께 홍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한국당행(行)을 택했다.

부글부글 끓던 갈등이 창당 이후 첫 탈당으로 흘러넘친 것이다. 바른정당의 위기는 기본적으로 당과 유 후보의 낮은 지지율이 빌미가 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25∼27일 전국 성인 1천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3월 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별 연령별 등 가중값 부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유 후보는 4%를 기록, 정의당 심상정 후보(7%)에게도 밀렸다.

같은 조사에서 당 지지도도 바른정당은 4%로 정의당의 7%에 밀렸다.

좌파 집권 저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낮은 지지율에 따른 상당수 소속 의원들의 불안이 유 후보와 안 후보, 홍 후보 간 후보 단일화 요구로 표출됐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바른정당은 지난 24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 심야 의총에서 3자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한 데 이어 이날 소속 의원 20명이 입장문 발표를 통해 단일화를 거듭 촉구했다.

이들 가운데 8명은 여의도 모 호텔에서 조찬회동을 하고, 사전 조율을 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단일화에 응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라면서 "일촉즉발의 국가적 위기 속에 후보 개인의 입지와 정치 셈법은 더 이상 고려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와 홍 후보, 유 후보 모두 3자 단일화를 반대하고 있지만 '독자 완주'를 분명히 하는 유 후보를 겨냥하고 압박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특히 유 후보가 세 후보 가운데 지지율이 가장 낮다는 점에서 사실상 유 후보의 사퇴를 전제로 한 요구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일부 의원들이 추가 탈당을 감행하고, 탈당 규모가 커지면 당이 쪼개지는 상황을 배제할 수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탈당설이 제기된 의원의 수는 일단 1~2명에서 5명 안팎으로 거론된다. 사태 추이에 따라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표용지 인쇄 하루 전인 29일이 단일화 1차 시한으로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29일을 전후로 추가 탈당 등 후속 움직임이 주목된다.

유 후보는 '정공법'으로 맞서고 있다.

유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 출연과 기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대선 후보를 뽑아놓고 자기 당 후보를 가지고 어디에 팔아넘기고 (하는) 이런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경고하는데 이제 흔들기를 그만하고 도와주기 싫으면 최소한 가만 있어야 한다"면서 '경고'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단일화 추진파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좌파세력으로 규정하고, 좌파세력 집권 저지를 내세우는 것에 대해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유 후보는 물론 홍 후보, 안 후보 모두 단일화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일화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선 이후 당의 운명에 대한 위기감과 다음 행보를 염두에 둔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스스로 뽑은 후보에게 사실상 사퇴를 염두에 둔 후보 단일화를 압박하고, 일부는 탈당 가능성을 내비치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 것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새로운 보수' 약속을 저버리고 정치적 이해만 쫓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이은재 의원이 이날 탈당 기자회견에서 "바른정당과 한국당의 이념과 가치가 다를 것이 없기 때문에 용기를 내서 홍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을 두고 이 의원이 당초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한 정당성을 스스로 부정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의원은 특히 기자회견 후 기자들에게 "저는 홍 후보가 한국당 후보가 된 순간부터 마음속으로 홍 후보를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바른정당은 창당 당시 국정농단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용서를 구한다면서 지도부와 소속 의원 전원은 연단에 올라 무릎을 꿇어 사죄의 뜻을 표시한 뒤 큰절을 올린 바 있다.

스스로 선출한 유 후보에 대한 사실상 사퇴요구에 더해 연쇄 탈당이 우려되는 현재 상황은 국민에 대한 사죄와 '새로운 보수' 약속과는 거리가 멀다는 따가운 비판도 나온다.

유 후보가 이날 "우리가 한국당의 패권, 비민주 등이 싫어서 나왔는데…"라면서 "흔들기를 계속하는 것은 바른정당이 추구하는 바른정치와 180도 다른 행태"라며 창당 정신까지 거론하며 직격탄을 날린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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