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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홍순철 충북본사 편집부국장

제19대 대통령선거가 1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판세는 정리되어가는 분위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가 오차범위를 넘는 10%대의 격차로 2위인 안철수 후보를 따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표심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있다지만 현 구도대로라면 문재인 후보의 우세가 점쳐진다.

다만, 변수가 있다면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등 보수진영의 단일화다. 단일화가 실현될 지는 미지수지만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안 된다’고 치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여하튼 이제 대선의 마지막 변수는 후보 단일화라는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이렇듯 후보단일화는 선거에서 큰 힘을 발휘해왔다. 단일화의 중요성을 보여준 대선이 바로 13대 대통령선거다. 1987년 6·10항쟁을 거쳐 국민들의 민주화와 직선제 개헌요구를 받아들여 이른바 6·29선언 후 치러진 대통령선거다. 특히 이 선거는 군부의 권위주의 정권이 민중항쟁에 굴복해 여야가 합의한 경쟁규칙에 따라 실시됐다는 점에서 한국 정치사의 획기적인 사건이기도 하다.

당시 여당이던 민주정의당(민정당) 후보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었다. 국민의 여망이 컸던만큼 여야의 위치가 바뀔 수 있었지만 민주화 과정의 동반자였던 김영삼과 김대중 후보가 서로 분리되고, 동시에 김종필 후보도 출마함으로써 선거는 사상 유례없는 구도로 흘렀다.

선거 방식은 과거 대의원선거가 아닌 국민이 선출하는 직접선거 방식을 채택했다. 후보는 민정당 노태우, 통일민주당 김영삼, 평화민주당 김대중, 신민주공화당 김종필, 통일한국당 신정일(申正一) 등 6명이나 됐다.

선거 결과 노태우 후보가 828만 2738표(득표율 36.6%)로 당선됐다. 김영삼 후보가 633만 7581표(득표율 28%), 김대중 후보가 611만 3375표(득표율 27%), 김종필 후보가 182만 3067표(득표율 8%)였다. 김영삼-김대중 득표만해도 1200만표가 넘어 만약 이들이 단일화를 이뤘다면 선거결과가 바뀔 수 있던 선거였다.

이번 19대 선거 역시 현재로선 지난 13대 선거구도와 차이가 없어 보인다. 진보 진영의 문재인 후보에 안철수·홍준표·유승민 후보 등이 맞서는 상황. 13대와 다른 점이라면 당시는 민주후보 단일화가 변수였고, 지금은 보수후보 단일화로 상황이 바뀐 것 뿐이다.

15대 대선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김대중 후보가 40.3%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이 됐지만 이회창 후보(38.7)와의 격차는 1.6%에 불과했다. 당시 선거에서도 단일화가 중요한 변수였지만 이인제 후보(19.2%)가 이회창과 단일화를 거부하면서 결국 선거는 김대중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제 며칠 후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태 속에 치러지는 대선. 문재인 후보의 독주로 막을 내릴 지, 아니면 보수 단일화가 이뤄져 또 한번 역사에서 기록될 박빙의 선거가 될 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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