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박을 하는 청소년이 꽤 있다고 하니 걱정이다.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은 도박과 게임을 혼동하기 일쑤여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도박에 빠져들곤 한다. 도박을 유혹하는 요소들은 주변에 널려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등을 통해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청소년기의 도박은 성인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차단이 긴요하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전센터의 청소년 도박 실태 조사에 의하면 대전지역 학교 내 청소년의 5.8%(위험군 4.0%, 문제군 1.8%)는 도박 위험군이다. 또 세종지역 학교 내 청소년의 4.3%(위험군 3.4%, 문제군 0.9%)가 도박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평균 학교 내 청소년 도박 위험군 5.1%(위험군 4.0%, 문제군 1.1%)보다 높은 수치다. 전국평균 학교 밖 청소년의 20%(위험군 10.8%, 문제군 9.2%)가 도박 위험군으로 학교 밖 청소년의 도박은 더 심각하다.

학교에서 돈내기 게임을 한다는 건 매우 비교육적이다. 그럼에도 심지어 수업시간에 돈내기 게임을 하는 학생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들은 학교(16%)에서,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12%), 수업시간(5.9%)에 돈내기 게임을 한다고 밝혔다. 지난 3개월간 한 가지라도 돈내기 게임을 해본 경험이 있는 대전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다. 학교 내 도박 예방교육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게임에 들이는 돈이 100만원을 넘는 청소년도 있다고 하니 예삿일이 아니다. 이쯤 되면 성인 도박을 뺨친다. 두 명 중 한명 꼴로 주변사람이 하는 걸 보고 돈내기 게임을 하게 됐다고 응답한 걸로 미뤄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사안이 이런데도 각급 학교의 도박예방교육은 미온적이다. 대전·세종지역 학교 중 올해 도박예방교육을 하겠다고 신청한 학교는 아직 없다고 한다. 광주는 59개교, 경기 43개교, 경남 30개교가 도박 예방교육을 신청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경남도의회가 학생 도박중독 예방교육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나설 정도로 청소년도박은 우려스런 상황이다. 재미를 넘어서 학업에 지장을 초래하고, 용돈을 몽땅 날리는 수준이라면 간과해선 안 된다. 도박 사이트에 청소년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원천봉쇄해야 한다. 금연교육처럼 도박 예방교육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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