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현수 기계연 박사가 국내 기술로 제작한 로봇의족을 구동시키고 있다. 사진=정재훈 기자
무릎 아래가 절단된 하지 절단 환자를 위한 ‘발목형 로봇의족’이 개발돼 내년부터 상용화 될 전망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의료지원로봇연구실은 26일 ‘경량 고출력 통합구동모듈’ 기술을 이용해 무게는 발목과 비슷한 정도로 가볍고 바닥을 차는 힘은 강력한 로봇의족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의족은 발목 관절을 30도까지 움직이며 토크 출력은 150Nm(뉴턴미터)로 비장애인의 걸음과 같은 반동을 구현할 수 있고, 무게는 1.4㎏에 불과하다.

반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미국의 바이오닉스(BIONX)의 바이오엠(BioM) 의족의 경우 출력은 기계연 의족과 동일한 150Nm지만, 무게는 1.8㎏으로 더 무겁다. 기계연 연구팀은 해운대 백병원과 함께 환자의 보행을 정밀하게 분석하려 3D 모션캡쳐 시스템과 지면반력측정기 등 다양한 측정 시스템을 활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별로 미세한 걸음걸이의 차이를 분석해 개인별로 최적화한 맞춤형 보행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로봇의족은 환자의 보행속도와 지면 경사도를 순간적으로 측정한 후 출력 토크를 조정해 자연스러운 보행을 할 수 있도록 제어할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하지 절단 환자 A 씨는 “로봇의족을 낀 후 비장애인처럼 똑같이 걸을 수 있게 됐다”며 “수동의족 보다 몸의 피로가 덜하고 경사로도 쉽게 올라갈 수 있어 가족과 등산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표했다. 이 밖에 국내 로봇의족시장은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으며, 가격은 대당 8000만원~1억원에 달한다.

환자가 의족을 쓰려면 미국에서 3개월 이상 머물며 보행시험을 거쳐야만 해 사실상 구입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기계연 연구팀은 국내 하지 절단 환자를 위해 의족 1대당 판매가를 1500만원까지 낮춰 부담을 줄였다.

우현수 기계연 책임연구원은 “로봇의족을 쓰고 싶어도 비싼 값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한 국내 환자들의 재활에 큰 도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