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혈성일땐 약물치료·출혈성일땐 수술 시행
진단·치료까지 시간 최대한 단축하는게 중요

▲ 도움말=윤석만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신경외과(뇌졸중센터) 교수
뇌졸중이라고 모두 수술을 하진 않는다.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은 대부분 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하지만 갑자기 뇌혈관이 막히거나 극심한 뇌혈관협착 및 목동맥협착이 있는 경우에는 막힌 부위를 뚫거나 협착 부위를 확장시키는 시술을 시행한다. 갑작스러운 뇌졸중 증상으로 환자가 응급실에 내원하면 혈액검사와 뇌CT촬영을 통해 뇌출혈 여부를 확인하고 우선 혈전용해제 정맥주사 치료를 시행한다.

그럼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거나 혈전용해제 치료 한계 시간이 지나 내원했을 때는 즉시 동맥을 통한 혈전(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 제거시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도 시간 제약이 있어 일반적으로 최대 6~8시간 이내에 시술이 가능한 환자에게만 시행한다. 시술은 사타구니에 있는 굵은 동맥에 카테터라고 하는 관을 혈관 속으로 넣어 진행한다. 막힌 부위를 지나 회수 가능한 스텐트를 펼친 후 스텐트 안으로 혈전이 들어오면 이를 잡아 빼내는 것이다.

▲ 〈혈전이 제거된 모습〉
한 번에 제거되는 경우도 있으나 혈전량이 많은 경우 수차례 반복해서 혈전을 제거한다. 최근에는 풍선 가이딩 카테터를 사용해 더욱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뇌동맥 및 목동맥 협착 환자의 경우 스텐트 시술로 협착 부위를 확장시켜 혈류를 원활하게 한다. 시술은 도관을 통해 풍선 카테터를 삽입해 병변 부위에 위치시키고 이를 천천히 부풀려 협착 부위를 확장시킨 후 스텐트를 삽입하는 것이다.

출혈성 뇌졸중(뇌출혈) 환자는 약물치료보다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특히 뇌동맥류파열, 뇌동정맥기형파열, 고혈압성 뇌출혈은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뇌혈관 꽈리라 불리는 뇌동맥류파열은 대표적으로 시술이나 수술로 치료하는 병이다. 과거에는 머리뼈를 열고 뇌동맥류를 클립으로 결찰하는 수술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머리를 열지 않는 혈관 내 시술을 더 많이 시행하고 있다.

시술은 카테터를 뇌동맥류가 있는 혈관 입구 근처에 위치시키고 3차원 뇌혈관조영술을 통해 뇌동맥류의 입체적인 모양과 크기, 방향 등을 평가한 후 미세도관이라고 하는 가느다란 관을 뇌동맥류 안에 넣는다. 이 관을 통해 백금 코일을 말아 넣어 동맥류 벽을 감싸게 한 뒤 점차 작은 코일을 넣고 그 안을 채운다. 완전히 채우면 뇌동맥류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어 파열의 위험이 사라지는 것이다.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MRA나 CTA와 같은 뇌혈관검사를 흔히 시행함에 따라 비파열 뇌동맥류가 많이 발견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예방적 치료를 주로 시행하고 있다. 뇌동정맥 기형은 동맥과 정맥 사이에 모세혈관 없이 직접 연결되는 병으로서 혈관이 실타래처럼 얽혀있다.

출혈이 일어나면 뇌졸중을 유발하며 기형적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을 확인하고 이를 액체 색전 물질을 주입, 차단하게 된다. 색전술만으로 기형이 완전히 막히게 되면 추가적인 수술이 필요 없는 경우도 있으나 불완전 폐색 시 수술로 제거하거나 방사선 수술로 치료한다. 자발성 뇌출혈은 시술로 치료하지 않고 출혈량이 많으면 개두술로 혈종을 제거한다. 또는 머리뼈에 구멍을 뚫고 네비게이션을 이용해 위치를 정확히 맞춘 후 관을 삽입하고 혈종을 흡인해 제거한다. 혈관 내 시술은 사타구니 혈관을 통해 치료하기 때문에 출혈이 적고 머리에 흉터가 남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이러한 뇌졸중 치료 예후는 통계적으로 항상 긍정적이지는 않다. 급성 허혈성 뇌졸중은 혈전제거시술을 받을 경우 80~90%에서 막힌 혈관을 재개통시킬 수 있다. 그러나 예후가 만족할 만큼 좋은 경우는 그 절반 정도다. 재개통이 된다고 해도 재개통이 되기 전까지 뇌손상이 계속 진행되기 때문이다. 뇌동맥류 파열의 경우에는 내원 시 환자의 의식 상태에 따라 예후가 결정되지만 일반적으로 3명 중 1명은 정상, 1명은 후유증이 남고 1명은 사망하게 된다.

반면 비파열 동맥류는 시술 후 후유증이 남게 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윤석만 순천향대 천안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졸중 치료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결국 진단 및 치료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것이 그만큼 예후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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