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 5월 5일 경축기간 정해
인류사회가 함께 나눌 행사 전개
청정한 마음·경건한 태도 가르쳐
지역민 돕는 활동에 적극적 참여
마음 찾아주기·은혜 나눔도 노력

▲ 백인혁 충북교구장은 “종교인이든 아니든 우리 다 같이 서로를 위해 빌어주며 살아가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 〈대각개교절 엠블럼〉
원불교가 28일 최대의 경축일인 대각개교절을 맞는다. 원불교의 창시자인 박중빈 교조가 오랜 구도(求道) 끝에 깨달음(大覺)을 얻은 날로, 원불교에서는 이 날을 기념해 원불교가 시작(開敎)된 날로 경축하고 있다. 원기 102년 원불교 대각개교절을 맞아 충북에 뿌리 내린 원불교와 충북교구를 찾아 백인혁 교구장의 말씀을 들어봤다.


-대각개교절의 의미는.

“원불교의 대각개교절은 교조이신 박중빈(소태산 대종사)의 인생과 깊은 관계가 있다. 소태산은 어려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의문을 갖게 된다. 그런데 소태산은 그 의문을 부모님이나 서당 훈장께 물어봤다는 것이 우리와 다르다. 우리는 물어서 모른다고 하면 그만인 경우가 많은데 소태산은 그 의문에 대한 답을 구할 때까지 계속 묻고 또 물었다는 데 특별함이 있다. 소태산은 의문에 대한 답을 아는 사람이 없어서 산신에게 물으려고 산신을 찾았고 도사에게 물어보려고 도사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자 답답함은 더욱 깊어갔다.

시간이 흘렀으나 끝내 밖에서 답을 얻지 못하고 스스로 깊은 선정에 들어 있다가 어느 날 스스로 자신 안에서 답을 찾게 됐다고 한다. 그 날이 4월 28일이며 소태산이 자신 안에서 답을 찾은 일을 후학들은 ‘대각(크게 깨달았다)’이라고 불렀다. 소태산이 의문에 대한 답을 얻고 모르는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기 시작했는데 그것을 일러 가르침을 베풀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후학들은 ‘개교’라 부르고 있다. 그래서 원불교에서는 매년 4월 28일을 대각개교절이라 칭하고 여러 기념일 중에 하나로 정하고 이 날을 우리들이 모르고 살던 마음을 찾아 주셨다고 해서 우리들의 마음 생일, 즉 공동생일로 정하고 생일잔치도 겸하고 있다.

특히 원불교는 4월 1일부터 5월 5일까지를 대각개교 경축기간으로 정하고, 특별법회·사상강연회·성지순례·예술제·체육대회 등 각종 경축행사를 거행한다. 아울러 각종 사회 봉공활동을 펼치는 등 대각과 개교의 의의를 원불교 교단뿐만 아니라 인류사회가 공유할 수 있는 행사와 사업을 전개한다. 공동생일을 겸하게 한 것은 육신의 태어남과는 다른 차원에서, 곧 원불교에 입교함으로써 교법정신으로 다시 태어남을 의미하는 정신의 생일을 상징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대각개교절 엠블럼의 연두색 바탕은 평화를 표현했고, 보라색 바탕은 원불교 열린 날에 모두 함께 은혜를 나누는 즐거움의 표현이다. 오렌지색 바탕은 깨달음의 진리를 표현했으며 빨간색 바탕은 축제의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개신교와 천주교, 불교와 함께 국내 4대 종교로 뿌리 내린 원불교에 대해 소개해 달라.

“소태산이 창교한 원불교는 세계의 모든 종교가 그 근본되는 원리는 본래 하나이나, 오랫동안 가르치는 방법이 다르다 보니 모든 종교·종파 사이에 서로 통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모든 종교와 종파의 근본 원리를 알고 일러주신 모든 부처님이나 성자들의 본의에서 보면 무엇인가 그릇된 점이 있다고 본다. 또한 종교가 세간 생활하는 일반 사람에게 유익을 줘야 하는데 누구나 종교의 참다운 신자가 되기로 하면 세간 생활에 대한 의무와 책임이며 직업까지 돌아보지 말아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무리 종교 교리가 좋다 해도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모두 성자들의 은혜를 입기 어렵다고 생각해 원불교의 제도와 방편을 일반 신자 중심으로 마련했다. 따라서 원불교는 우주 만유의 본원이고 제불제성의 심인(心印)인 법신불 일원상(○=우리들의 본래마음)을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모시고, 천지 만물 허공 법계가 다 부처님이니, 우리는 어느 때 어느 곳이든지 항상 경외심을 놓지 말고 존엄하신 부처님을 대하는 청정한 마음과 경건한 태도로 천만 사물에 대하라 가르친다. 또한 천만 사물의 당처에 직접 불공하는 신앙을 하며 본인 스스로도 부처님으로 살기 위해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는 공부를 부지런히 하며 모든 종교의 교지(敎旨)를 활용해 광대하고 원만한 종교의 신자가 되라 가르치고 있다.

또한 원불교 가르침의 기본은 정각정행(正覺正行), 지은보은(知恩報恩), 불법활용(佛法活用), 무아봉공(無我奉公)이다. 정각정행은 일원의 진리를 알고 그 진리를 본받아 사람들이 살아갈 때 어느 한편에 기울지 않고 어느 경우든 적합한 행동을 하라는 것이며, 지은보은은 우리가 살아오면서 입은 은혜를 생각해 은혜를 갚는 동시에 혹 원망할 일을 당하더라도 먼저 은혜를 발견해 감사하라는 것이다. 불법활용은 과거와 같이 불법에 끌려 세상일을 못할 것이 아니라 종교인이 됨으로써 세상 일을 더 잘해 어디 가나 도움을 주는 유용한 사람이 되라는 것이며, 무아봉공은 개인이나 자기 가족만을 위하려는 행동을 버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라는 가르침이다.”

-지역민과 함께하는 충북교구의 나아갈 길은.

“아직은 교세가 미약해 다양한 활동을 하지는 못하나 기존에 지역민을 위해 많은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는 곳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동시에 원불교가 있는 곳에서부터 지역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을 찾아 활동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는 자기 마음 찾아주기, 먹거리 나누기 활동 일환으로 이웃 초대법회나 김치, 떡 나눠 주기, 물건 교환해 쓰기 등을 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다른 교구처럼 더 많은 마음 찾아주기나 은혜 나눔 행사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 충북교구장으로 취임한지 1주년을 맞았는데.

“충북지역민들이 따뜻하게 맞아 줘 잘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지역의 좋지 않은 소식들이 잇따라 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서로 격려하고 손잡아 우리가 사는 충북지역이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와서 살아보고 싶은 지역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는데 제 능력이 부족함을 많이 느끼게 된다. 앞으로 그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나가겠다. 그동안 ‘하나로 살자’는 깃발아래 이념을 전하는 교화사업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몰라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교육사업, 생활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자선(복지)사업을 펼쳐왔다.

청주와 충주지역에 아동센터를 설립·운영하고 있는 것도 그러한 맥락이다. 아울러 노인들의 노후를 돌보기 위해 진천에 노인요양시설인 ‘효도의 집’과 ‘은혜의 집’을 설립·운영하고 있다. 또 청주에는 ‘원광효도요양병원’을 설립·운영하고 있으며, 각 교당에는 ‘봉공회’라는 단체를 두고 김치나누기, 연탄배달, 건강증진을 위한 요가 및 명상센터를 설립해 도민들의 정신건강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별히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원불교는 국내 530개 교당과 해외 23개국의 69개 교당에 170여만 명의 교도가 함께하고 있다. 원불교는 불법에 바탕을 두며 시대와 생활, 대중에 맞게 인간 중심의 실용성 있는 교리를 내세우고 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우리가 살다보면 이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다. 소중한 우리 이웃에게 잘하며 살아가도록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사람들이 잘 살고 못 살고를 떠나, 잘나고 못남을 떠나 함께 숨 쉬고 함께 땅을 밟으며 서로 인사하며 살아가는 우리 이웃을 위해 그들이 다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들이 다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종교인이든 아니든 우리 다 같이 서로를 위해 빌어주며 살아가길 소망한다. 제가 가는 걸음이 원불교 교조이신 '소태산 대종사'의 발길이길 기원하며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이 길이 많은 성자들의 길이자, 충북도민들의 길이 되어 도민들의 마음에 평화와 안락이 함께하길 바란다."

김운선 기자 kus@cctoday.co.kr

☞ 백인혁 충북교구장은
△1955년 출생
△원광대 원불교학 학사·석사 졸업, 박사과정 수료
△원불교 중앙훈련원 교무, 뉴욕교당 교무, 완도소남훈련원 교무, 대학원생 지도교무, 진주교구 사무국장, 중앙총부 총무부 차장, 장계교당 교무, 수위단회 사무처장, 원광대 대학교당 교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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