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싱글 '지혜'·'배다리' 발표…내달 단독공연도

▲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광진이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4.26.
mjkang@yna.co.kr
▲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광진이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4.26. mjkang@yna.co.kr
"제게 음악은 어떻게 보면 종교랑 비슷해요. 마치 복음을 전하듯 좋은 노래를 써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다는 꿈이 있는 거죠."

최근 3년 만에 새 싱글 '지혜'와 '배다리'를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김광진(54)은 음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마법의 성'이라는 메가 히트곡을 냈던 더 클래식의 김광진을 25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광진은 두 개의 삶을 살았다. 1991년 한동준의 '그대가 이 세상에 있는 것만으로'를 작곡하며 가요계에 데뷔한 그는 박용준과 함께 더 클래식을 결성해 1994년 정규 1집을 발표했다. 수록곡 '마법의 성'이 히트하며 이 앨범은 무려 10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또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친 그는 펀드매니저로서도 성공적 경력을 쌓으며 직장 생활과 음악 활동을 병행해왔다.

하지만 '마법의 성' 이후 '더 클래식'으로, 솔로 가수로 꾸준히 앨범을 냈지만 전처럼 열띤 호응은 없었다.

"'마법의 성'으로 너무 큰 성공을 거뒀죠. 일생에 한 번 오는 행운인데 그 이후로는 음반을 발표해도 별 반응이 없었어요."

김광진은 "2002년 '동경소녀'를 발표했을 때는 너무 반응이 없어서 다시 금융계로 들어가서 아예 음악을 끊으려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음악을 끊을 수는 없었다. "직장 생활 하면서도 '왜 나는 음악을 안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고 음악을 안 하는 것도 참 힘들더라"고 그는 고백했다.

또 김광진의 노래는 긴 세월이 흐른 뒤 진가를 드러내기도 했다. '동경소녀'는 2011년 버스커버스커가 리메이크해 뒤늦게 빛을 발했고 '편지' 등의 노래도 수없이 후배들에 의해 재조명됐다.

이에 김광진은 2014년 더 클래식을 재결성해 '메모리 & 어 스텝'(Memory & A Step)을 발표하는 등 음악 활동을 이어갔다. 또 지난 1일에는 3년 만에 새 싱글 '지혜'와 '배다리'를 발표했다.
신곡 '지혜'는 강렬한 기타 사운드와 김광진의 힘찬 보컬이 매력적인 곡으로 이전까지의 김광진의 음악과는 전혀 다른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김광진은 "늘 저만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강렬한 멜로디와 이성렬의 기타 연주가 멋지게 어우러진 곡"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싱글 '배다리'는 잔잔한 퓨전 재즈풍 노래다. 김광진은 "헌책방이 유명했던 인천 배다리에 대한 어린 시절의 향수를 표현하고 싶었다"며 "쇠락하는 지방의 마을들이 나름의 문화적 의미를 지닌 공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노래"라고 설명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뭘까. 김광진은 이 질문에 '편지'를 꼽았다.

"가장 히트한 노래는 '마법이 성'이죠. 하지만 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곡은 '편지'라고 생각합니다"

김광진은 "'편지'를 녹음할 때 기타리스트 함춘호 선배가 '이렇게 심심하게 연주해도 되느냐'고 걱정할 정도였는데 담담한 노래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 노래의 유튜브 영상에 구구절절한 댓글들이 달리는 것을 보면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김광진은 아내인 허승경 씨가 쓴 '편지'의 가사에 얽힌 사연도 들려줬다. 김광진은 "마지막까지도 가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녹음하러 가는 버스에서 '편지'의 가사를 완성했다"며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로 시작하는 노랫말이 처음에는 고리타분한 것 같아 마음에 안 들지 않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김광진은 또 다음 달 26∼27일 서울 마포구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3년 만에 단독콘서트를 연다. 이번 콘서트에는 '더 클래식'의 박용준, 드러머 신석철, 기타리스트 이성렬, 베이시스트 김정렬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김광진은 "신곡 '지혜' 같은 곡이 라이브에서 빛날 수 있는 노래"라며 "최고의 연주자들과 함께 최고의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 많은 수는 아니지만, 저를 응원해주는 팬들을 정말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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