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중 충남연구원 산업경제연구부장
[시선]

자동차 산업은 그동안 우리나라는 물론 충청권의 경제성장을 견인한 핵심 제조업이다. 충청권 자동차 부품 산업은 충남을 중심으로 크게 발전 중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 부품 산업 중심지로 경북, 대구, 울산을 떠올리지만 엔진용부품, 동력전달장치, 자동차용 전기장치 산업은 충청권에 집중돼 있고 매년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충청권이 진정한 자동차 부품 산업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선행돼야 하는 조건이 있다.

먼저 중앙정부의 충청권에 대한 적극적인 국비 지원이다. 대구, 울산, 광주, 전남, 전북은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자동차 산업 관련 국비를 확보한 바 있다. 최근 충청권에는 충남이 제시한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EV) 부품 실용화 및 산업기반 육성’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오는 2021년까지 국비 349억원를 포함한 총 708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이에 비해 광주의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 사업에는 국비 2000억을 포함해 오는 2021년까지 30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고 한다. 이는 자동차 관련 사업으로 유래가 없는 규모다. 충남이 광주보다 자동차부품 기업체 수와 종사자 수가 많음에도 절대적인 금액에서의 차이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다음으로 충청권 자동차 부품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자금 지원보다 더 중요한 점이다. 충청권 자동차 부품 산업은 완성차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아 완성차 업체의 생산 부진은 수많은 하청기업에게 큰 부담이 된다. 충청권 자동차부품 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은 그들에게 새로운 판로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충남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 대체부품 산업 육성 정책은 충청권의 수많은 자동차부품 기업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관리법 개정으로 2015년부터 순정부품이 아닌 대체부품 사용이 가능해졌고 이로 인해 중소 부품기업들도 자기 브랜드를 가지고 자동차 대체부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소 부품기업들의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고 안전한 자동차 대체부품 생산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대체자동차 부품 인증시험·기술지원센터’ 건립을 고려해야 한다. 충남의 건의로 올해 국회 증액사업에 타당성 연구비 3억원이 반영됐지만 아직까지 연구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중앙정부의 빠른 연구비 집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충청권의 자동차 부품 산업 육성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이다. 최근 제4차 산업혁명이 충청권에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충청권은 국내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충남은 자동차 부품 산업과 전자정보 산업이 발달돼 있고 대전·세종은 대덕 R&D 특구를 중심으로 첨단과학 산업이 발달돼 있다. 충북은 반도체 및 부품소재 산업이 우수하다. 자율주행 자동차, 전기 및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등 제4차 산업혁명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충청권의 장점을 살리고 힘을 모아야 한다.

향후 국내 저성장 기조, 신흥국의 도전, 일련의 경제위기 아래 충청권의 중소 부품기업들은 더 큰 어려움과 직면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충청권의 허리가 될 이들 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 중소 부품기업들도 완성차업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자구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은 언젠가 결실을 맺을 것이다. 충청권이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자동차부품 산업 중심지로 우뚝 서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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