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전의 한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 수십명이 식중독 의심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초·중학교 학생들이 집단으로 식중독 증상을 호소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식중독 증상의 원인이 급식에 있는지 아니면 다른 요인 때문인지 정밀분석이 요구된다. 식중독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때는 음식이 상하기 쉬워 그만큼 식중독 발생의 위험성도 높다.

지난 19일 점심 급식을 먹은 대전시내 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생과 초등학생 등 50여명이 구토, 복통, 설사 등 장염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원인파악에 들어갔다. 이 학교와 급식소를 함께 쓰는 인근 중학교 학생 10여명도 같은 증세를 나타냈다고 한다. 장염증세를 호소한 20여명의 학생이 결석 또는 조퇴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학교 측은 급식을 잠정 중단하고 방역에 들어갔다.

식약청이 가검물을 채취해 신속검사를 실시한 결과 바이러스나 식중독균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당국은 이런 이유로 급식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증세를 보인 학생 중 40% 정도가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생으로 이들은 전날 운동장 등에서 모래놀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외부환경에 의한 노로바이러스 감염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결과는 대전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가 끝나는 2주 후에 나온다고 한다. 집단식중독 증상의 원인이 어디에 있든 이번 소동은 위생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집단생활에는 단체감염의 위험성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신선한 식재료 준비부터 위생적인 조리, 보관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매뉴얼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 급식실과 화장실 등의 방역도 빼놓을 수 없다.

식중독 사고는 음식에만 원인이 있지 않다. 운동장의 모래, 변기 뚜껑, 학용품 등에도 온갖 세균이 존재한다. 스마트폰에는 화장실 변기보다 많은 세균이 묻어있다는 실험결과도 나와 있다.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언제든지 식중독에 노출될 수 있다. 수학여행철이자 야외 나들이를 하기 좋은 계절이다. 장거리 이동시에는 음식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식중독 예방은 청결유지가 기본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