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판 그린 영화 '특별시민' 주인공

▲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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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권력에 중독된다고 하잖아요. 인간적인 관점에서 정치인의 불합리한 행동을 합리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이 욕망을 좇아서 권력을 너무 원하면 그렇게 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영화 '특별시민'의 주인공 최민식은 20일 삼청동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인간의 욕망'은 배우에게든, 글을 쓰는 사람에게든 든 영원한 소재인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특별시민'은 배신과 음모, 흑색선전이 판치는 선거판을 통해 그 이면에 도사리는 인간의 욕망을 조명한 영화다.

최민식은 이 영화에서 차기 대권을 노리고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변종구 역을 맡았다.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 자식마저 희생시키는 인물이다.

그는 "영화 속에서나마 정치인 역할을 해보니 현실 속 정치인들의 행동에 이해되는 부분이 있더라"며 "정치인의 불합리한 행동을 합리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으로서 저지를 수 있는 굴절된 모습이라는 차원에서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영화가 아닌 현실 속에서도 정치인을 해볼 만 하겠다는 생각도 드느냐는 질문에는 "꿈도 안 꾼다. 비록 가상이지만 나 같은 놈은 죽어도 못하겠구나 생각했다"며 웃었다.

영화 속에서 변종구는 여성 후보 양진주(라미란 분)와 서울시장을 놓고 대결한다. 하지만 두 후보의 공약 대결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두 후보는 상대방의 비리를 들춰내고 각종 조작을 일삼으면서 상대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에만 집중한다.

그는 "관객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영화 속에 뽑고 싶은 후보가 적어도 한 명은 등장해야 하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에 "올바른 정치인과 그릇된 정치인의 구도, 선악 구도는 좀 진부하지 않겠냐고 생각했다"며 "정치판과 정치인들의 일관되고 공통된 병폐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최민식은 이번 작품에서 출마 선언 장면을 위한 연설문을 직접 작성하기도 하고, TV 토론 장면에서는 짜인 대본 없이 즉흥 연기를 소화해 내면서 극에 리얼함을 더했다.

그는 "원래는 대본이 있었지만 끼워 맞춘 대사만으로 하는 것은 재미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즉흥 연기를 통해 상대방의 공격에 당황하고 버벅대는 모습을 담는 게 더 리얼하지 않겠느냐 생각에 대본 없이 난상토론으로 갔다"고 말했다.

최민식이 정치인 역할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드라마 '제4공화국'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역을 맡아 대선에서 박정희와 대결했던 젊은 시절의 김대중을 연기했다.

그는 "'제4공화국' 할 때는 실제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분에 대한 드라마여서 관훈토론이나 유세장면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따로 공부하지는 않았다"며 "그동안 살면서 봐왔던 정치에 대한 내 생각을 나름대로 종합해서 변종구라는 캐릭터를 그려냈다"고 말했다.

치열한 선거판을 그린 이 작품은 대선을 앞두고 개봉하면서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이 작품은 옳은 선택에 대한 영화"라며 "영화를 보고 자신의 선택 기준을 명확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실 정치도 지긋지긋한데 이런 시국에 또 정치영화냐는 이야기도 하십니다. 그런 생각을 접고 지겨울수록 더 들어가서 아예 끝장을 보자고 생각하셨으면 해요. 자신의 판단 기준의 모호함을 영화를 보고 명확히 해보자고요. 적어도 변종구 같은 사람이 되면 안 되잖아요."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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