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봉 대전시립미술관장
[투데이포럼]

테미는 대전의 옛 정취를 지니고 있는 정감이 있는 마을이다. 보문산의 정경이 보이는 언덕에 형성된 동네로 해마다 봄철이면 벚꽃 축제가 열려 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과거에는 대전시의 유일한 시립도서관 있어서 평일에는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주말이면 중·고등학교 재학생들이 공부하러 모여드는 젊은이들의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테미는 예전의 그만한 활기는 사라졌지만 노년의 어르신들이 계시기에 아직도 전통적인 나눔의 문화가 살아 있는 공동체 마을이기도 하다.

10여 년 전부터 이러한 테미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공동화 현상으로 인한 빈집들에 하나 둘씩 문화예술에 관련한 사업장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문화예술사업들은 테미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갤러리를 비롯해 목공예 공방과 독립서적을 만드는 카페 등 의욕을 가진 청년들이 시작해서 지금은 10여개의 문화예술 관련 사업장이 형성되어 있다. 민에서뿐만 아니라 관인 대전시에서도 창작센터와 관사촌이 연계된 통합적인 활성화 방안이 모색되어 테미예술창작센터와 관사촌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전시에서 주관하는 이러한 사업들과 문화예술 관련 공간들이 성공적으로 활성화되려면 민·관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통합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차별화된 창작레지던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테미 공원과 주변 상권을 연계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문화마을 테미를 조성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마을 주민대상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만들어 문화예술의 체험과 향유의 기획을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주민들의 인식의 변화를 주어 주민이 주도하는 도시재생사업이 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시차원에서 계획하고 있는 관사촌에 문화예술 창작 레지던시, 공예공방을 조성하는 사업만으로는 부족하다. 작가들의 작업실이나 갤러리, 예술가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생겨야한다. 문화예술의 마을은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작가들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작업실을 제공하거나 문화공간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에게도 장기간운영 할 수 있도록 마을주민이나 건물주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정책 역시 뒷받침 되어야한다. 문화 관련 공간들이 즐비한 서울의 삼청동 거리와 같이 정감이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예술인들을 테미로 끌어들여야 한다. 예술의 향기로 가득한 테미는 시민들과 관광객이 즐겨 찾는 매력적인 공간이 될 것이다. 그래야 새로운 예술의 터전으로 성장할 수 있고 테미의 도시재생사업은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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